바른정당을 탈당한 의원 8명이 9일 자유한국당에 복당했다. 다시 돌아온 쪽도, 돌아온 이들을 맞는 쪽도 표정은 밝았지만 그간 쌓였던 ‘앙금’을 감출 순 없었다. 일부 친박계 의원들은 바른정당 의원들의 복당을 공개 비판하고 있어 당분간 한국당의 내홍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재입당 국회의원 간담회에서 바른정당 탈당 의원 8명(김무성·김용태·김영우·강길부·정양석·이종구·홍철호·황영철)에 대해 “정치적 소신이 달라 일시 별거했던 이들과 재결합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작년 12월 우리 당이 위기일발 무너질 순간 당을 살려내기 위해 전념한 사람으로서 오늘 정치하면서 무상함을 느낀다”고 술회했다.

홍 대표는 이 자리에서 “여러 가지 설이 분분하긴 하지만 좌파 정부가 폭주 기관차를 몰고 가는 데 대해 우리가 공동 전선을 펴서 저지할 수밖에 없다는 측면에선 같은 뜻”이라며 “아직 정치적 앙금이 서로 남아있긴 하지만 이제 그 앙금을 해소하고 이 좌파 정부의 폭주를 막아달라는 국민적 여망으로 앞으로 힘을 합쳐서 당이 단합된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8명의 복당 의원에 대해 환영의 뜻을 전하며 “이렇게 복당이 이뤄진 이상 모든 앙금을 털어내고 다시 한번 많이 무너진 오른쪽 날개를 재건하자”며 “많은 국민이 실망하고 있고 어렵고 불안한 상황에서 힘을 합쳐 극복해 나가자는 합치된 의사가 잘 관철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바른정당을 탈당한 김무성 의원(오른쪽)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재입당 국회의원 간담회에서 홍준표 대표(가운데)와 정우택 원내대표 옆에 앉아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바른정당을 탈당한 김무성 의원(오른쪽)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재입당 국회의원 간담회에서 홍준표 대표(가운데)와 정우택 원내대표 옆에 앉아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한편 바른정당 원내대표로서 오는 13일 전당대회까지 치른 후 탈당 의사를 밝힌 주호영 의원을 제외하곤 당분간 바른정당 내 추가 탈당 의원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홍 대표도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머지 바른정당 분들에 대해서는 더 설득하기 어려워 내년 지방선거와 총선을 통해 국민이 투표로 보수우파 대통합을 해 줄 것으로 확신한다”며 “이제 문을 닫고 내부 화합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당 일부 친박계 의원들은 바른정당 의원 9명의 복당에 반대하며 홍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진태 의원은 이날 오전 “바른정당 출신 의원 9명은 우리 당이 망하기를 바라며 뛰쳐나갔다가 안 망하니까 다시 슬며시 기어들어 오는 것”이라며 “보수 대통합? 웃기지 마라. 탈당해서 당 만들 때도 보수 통합하려고 만들었나. 이 배신자들은 이미 두 번 죽었고 곧 또 배신해서 세 번 죽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 의원은 이어 “차라리 우리 당과 보조를 맞춰온 바른정당 ‘자강파’가 소신 있다”며 “북풍한설에도 당원들이 피눈물로 당을 지켜왔는데 침을 뱉고 떠난 자들의 무임승차는 있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지난 6일 김태흠 최고위원도 “통합은 조건 없이 보수우파의 가치를 공유하는 방식이 돼야 하는데 이런 식이라면 야합”이라며 “또 서청원·최경환 두 의원에 대해 당을 어지럽혔다는 명분으로 출당을 추진한다면 지난 총선 당시 당 대표를 맡아 당을 혼란에 몰아넣고 큰 해를 끼친 김무성 의원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친박계 의원들의 이 같은 반발에 대해 홍 대표는 9일 “자신들의 철없는 행동과 잘못을 아직까지 알지 못하고 응석 부리는 행태는 앞으로 국민이 심판해줄 것으로 믿는다”며 “시대의 흐름도 모르고 당랑거철(제 역량을 생각하지 않고 강한 상대나 되지 않을 일에 덤벼드는) 같은 행동으로 당과 나라를 어지럽히는 철부지는 앞으로 없어졌으면 한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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