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둘째날인 8일 오전 예정에 없었던 비무장지대를 방문하려고 했지만 기상문제로 방문이 취소됐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청와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 첫째 날인 7일 단독 정상회담 비공개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일정을 조정해 비무장지대를 방문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고, 트럼프가 '그렇지 않아도 고민이다. 비무장지대를 가는 게 좋겠다는 제안이 있다’고 상의해 비무장지대 방문이 결정됐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 둘째날 공식 일정이었던 국회 연설 전 비무장지대를 방문하기로 했지만 기상 문제로 헬기 착륙이 어렵다고 판단해 방문을 취소했다. 이날 아침 한 언론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비무장지대를 방문했다고 보도했지만 결과적으로 오보가 난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무장지대를 방문하기 전 헬기로 이동해 안전한 중간 지역에 착륙해서 차량으로 이동해 비무장지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무장지대 방문은 남북 대치 상황을 직접 눈으로 보는 게 남북관계를 인식하는데 도움이 줄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전직 미국 대통령도 비무장지대를 방문한 전례가 많다.

▲ 11월7일 오산공군기지에 도착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11월7일 오산공군기지에 도착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비무장지대에서 군사행동을 포함한 대북 강경 돌발 메시지를 던질 경우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흐를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청와대는 비무장지대 방문 계획이 공식 일정에 없었고 단독 정상회담 비공개회의에서 전격 제안해 이뤄진 점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무장지대를 깜짝 방문할 수 있다는 얘기는 방한 전 미국 언론을 통해 나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무장지대 방문 여부를 묻는 질문에 “여러분은 깜짝 놀라게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여지를 남겼다.

미국이 정부와 협의 하에 공식 방한 일정에 비무장지대 방문을 포함시키지 않았지만 방한 중 깜짝 방문하는 장면을 연출시키려고 의도했던 게 아니냐는 추측도 가능하다. 사전 협의에서도 없었던 내용이지만 정상 간 만남에서 비무장지대 방문을 상의해 성사시켜 비무장지대에서 대북메시지 발언을 극대화시키려고 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무장지대 방문이 취소되면서 곧바로 국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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