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YTN 사장에 내정된 최남수 전 머니투데이방송(MTN) 대표이사가 “복직한 후배들과 세상을 보는 관점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노종면·조승호·현덕수 등 복직 기자들에게 충분히 많은 기회를 부여하고 그들의 상처를 보듬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남수 YTN 사장 내정자는 6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YTN 구성원들이 요구하는 언론 개혁, 적폐 청산, 공정 방송, 경영 혁신 등에 대해 공감한다”고 말했다.

최 내정자는 2008년 MB 정부에서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을 하다가 해고된 뒤 복직한 기자들에 대해 “회사의 중요한 자산”이라고 강조한 뒤 “그들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최 내정자는 2008년 YTN 대량 해직 사태에 대해 “양심을 걸고 말씀드리지만 동아투위 해직 사태(1975년 박정희 유신 독재 시절 동아일보 기자들이 대량 해직된 사건) 이후 기자 해직이 가능할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며 “(노무현 정부에서 MB 정부로) 정권이 바뀌면서 그렇게 무지막지하게 기자들을 다룰 줄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최 내정자는 YTN 사장 후보자 면접에서 가장 먼저 언론과 내부 보도 개혁 의지를 밝혔다고 한다. 또 최 내정자는 “나는 신문기자 생활을 10여년 하는 등 신문과 방송을 모두 경험했다”며 “또한 머투방송에서 부사장과 사장을 포함해 10년 동안 경영 활동을 한 점도 평가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최 내정자는 한국경제신문, 서울경제신문, SBS에서 기자 생활을 했고 지난 1995년 YTN에 합류해 경제부장과 경영기획실장 등을 지냈다.

▲ 최남수 YTN 사장 내정자. 사진=YTN
▲ 최남수 YTN 사장 내정자. 사진=YTN
노조를 포함해 YTN 내부에서는 그가 IMF 여파가 있던 2001년, MB 정부 언론 장악 국면이던 2008년 YTN 위기 상황을 외면하고 두 차례 회사를 떠났다가 이제와 사장직을 꿰찼다고 주장한다. “지난 9년 언론 암흑기 동안 호의호식 했던 인물”(YTN노조 성명)이라는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최 내정자가 두 번째로 YTN을 떠났던 시점은 YTN 해직 사태가 발생하기 7달 전인 2008년 3월이다.

이에 대해 최 내정자는 “세월이 흐르다보니 후배들과 간극이 커진 것도 사실”이라며 “내가 그들에게 이해를 구해야 할 부분도 있을 것이다. 후배들이 제게 요구하는 것이 있으면 충분히 수용해 새롭게 같은 대열에 섰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 내정자는 머니투데이 그룹에서의 활동에 대해서도 “경제를 주로 전문적으로 다뤄온 기자였기 때문에, 내가 만약 삼성으로 자리를 옮겼다면 ‘배신자’ 소리를 들어도 무방하다고 본다”면서도 “그러나 허허벌판에 나간 것이다. 회사(머니투데이방송) 세우느라고 6~7년 동안 정말 어려움이 많았다. 죽도록 고생하다가 사장을 하면서 오랜 적자를 흑자로 전환시켰다”고 말했다.

최 내정자는 ‘권력의 방송사 사장 개입 논란’에 대해서도 “그런 우려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올해 초 머투방송 대표를 연임했다. 사실 무리하지 않아도 되는 입장이었다. 다만 지난 10년 동안 정말 많은 것을 배웠고, 많은 후배들과 이야기하면서 후배들이 손만 잡아준다면 YTN이 영광을 되찾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마지막까지 고심하다가 사장 공모 막판에 결정했다. 내 선의를 후배들이 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 내정자는 노조, 복직 기자 등과의 만남에 대해서 “그들의 마음이 열린다면 언제든 누구든 만날 생각이다. 또한 그 친구들에게 많은 기회를 부여하고 상처를 보듬을 것”이라며 “후배들과 함께 공정언론 깃발도 들고 잘못된 것도 청산할 것이다. 재무적으로도 건실한 회사를 만들고 싶다. 의욕이 매우 강하다”고 말했다.

YTN은 오는 12월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최남수 내정자를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할 예정이다. 

앞서 YTN 기자협회는 YTN 이사회 등을 겨냥해 “박근혜가 심어놓은 회사 내부와 외부의 잔당들이 YTN 개혁을 막기 위한 준동에 나선 것”이라고 최 내정자에 대해 혹평했고 언론노조 YTN지부도 “탈영병을 지휘관으로 내정했다”며 YTN 이사회 결정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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