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노사가 ‘논두렁 시계 투기’ 관련 보도에 대해 진상조사에 합의하기로 했다.

국정원 개혁위는 지난달 23일 2009년 5월13일자 SBS의 ‘논두렁 시계 투기’ 관련 보도 이전 국정원 전체 전산자료 및 문서 검색 결과 ‘논두렁’ 단어가 포함된 문건은 발견되지 않았고, 당시 SBS 취재기자가 검찰을 통해 취재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또한 국정원 개혁위는 이명박 정권의 국가정보원 요원들이 지난 2009년 4월 당시 하금열 SBS 사장에게 접촉해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상황을 적극 보도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발표했다. 하 전 사장은 접촉사실을 부인했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본부장 윤창현, SBS본부)는 지난달 24일 “회사가 진상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 2009년 5월 SBS의 논두렁 시계 투기 관련 보도
▲ 2009년 5월 SBS의 논두렁 시계 투기 관련 보도

1일자 SBS노보에 따르면 SBS 노사는 단체협약에 따라 지난달 27일 공정방송실천협의회를 열고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한 이른바 ‘논두렁 시계’ 보도와, SBS 방송 독립성 침해 여부에 대한 진상 조사에 착수하기로 합의했다.

논두렁 시계 보도에 대해 국정원 개혁위가 국정원과 SBS 취재기자 간 접촉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지만 당시 미디어법 개정과 4대강 사업 등 현안마다 정권 편향적인 보도로 거센 비판을 받았던 하 전 사장과 최금락 당시 보도국장이 청와대로 향해 의혹이 사내에서 불식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게 SBS본부 측 입장이다. 

또한 수사 책임자였던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2015년 2월 경향신문을 통해 “노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한 명품시계 보도가 국정원 작품이며 언론사가 연관돼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SBS본부는 “이인규 인터뷰로 ‘논두렁 시계’ 보도에 대한 의혹이 재차 점화됐을 때도 투명하고 객관적인 진상 조사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사측은 이를 무시했다”며 진상조사 필요성을 주장했다.

SBS본부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막연하고 모호한 태도로 상황 악화를 방치하는 사측의 태도로는 신뢰 회복이 요원하다는 판단 아래 공방협을 통해 진상조사위원회 구성과 조사 착수를 공식 요구했다”며 “전직 사장까지 관련된 의혹에 대해 최대한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밝히고, 조사 과정과 방법의 한계로 인해 밝히지 못하는 부분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수사를 의뢰해서라도 명명백백한 진실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는 입장을 사측에 전달했고 사측은 이를 수용했다”고 전했다.

외부인사가 전 조사 과정을 주도하게 될 진상조사위 구성은 마무리 단계에 와 있으며, 이번 주 내로 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SBS본부는 “국정원이 SBS를 여론 조작과 공작 정치의 도구로 써먹었다는 의혹과 멍에를 안고서 새로운 미래를 열겠다는 다짐은 공허한 말장난”이라며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투명한 조사로 진실을 드러내는 것만이 과거와 철저하게 결별하는 길”이라고 했다.

한편, SBS A&T는 올해 신입사원부터 호봉직으로 채용하기로 노사 합의했다. 회사 측은 “회사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인재 확보의 필요성은 공감하나, 인건비 상승이 조직에 부담이 되고 이것이 부메랑이 돼 돌아오지 않을지 걱정스럽다”며 호봉제 채용에 대해 어렵다는 뜻을 밝혔지만 언론노조 SBS A&T(지부장 조춘동)는 “회사의 장기적 미래를 생각할 때 일정 규모의 호봉직 채용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더 이상 사규에도 없는 능력급 채용은 조합이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회사 측은 원칙적으로 노동조합 의견에 동의하지만 모든 직원의 호봉직 채용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신입사원의 경우 호봉직으로 채용하되, 경력사원은 경력에 맞는 연봉제로 채용할 것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따라서 올해 SBS A&T 합병 이후 첫 호봉직 신입사원 공채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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