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가 자택 대기발령자들을 11월1일자로 복직시키겠다고 밝혔지만 원직 복직이 아니라고 알려져 구성원들의 반발이 나오고 있다. 자택대기 발령 중인 전국언론노동조합 OBS희망조합지부(지부장 유진영) 소속 조합원 14명은 교육발령 형식으로 복직될 것이라고 알려졌다.

14명 중에는 지난 2월 자택대기발령을 받은 이들과 지난 4월 정리해고를 당한 이들이 포함돼 있다. 지난해 11월 OBS는 ‘혁신경영’을 명분으로 SWAT팀을 만들어 전보시켰다. OBS지부는 SWAT팀을 정리해고 전 단계라고 비판해왔다.

지난 4월15일 OBS가 시행한 13명 정리해고에 대해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부당하다고 판단했고, 이에 회사는 지난 8월1일자로 이들을 복직시키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복직시키면서 자택대기발령상태로 둬 ‘꼼수’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번에 회사가 출근시키려는 14명 대기발령자들은 원래 맡았던 업무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측은 적당한 업무를 찾기 위해 개별면담 등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OBS 안팎에서는 대기발령자들을 원직으로 복귀시키라는 목소리가 커졌다. OBS 방송기술인협회는 지난 23일 낸 성명에서 “사측은 ‘복귀자에게 부여할 적당한 업무가 없어 개별 면담을 통해 방법을 찾겠다’고 했는데 구차하고 치졸하다”며 “우리는 방송기술인이고 방송 기술업무를 가장 잘 하는데 왜 굳이 비전문 분야의 업무를 우리에게 맡기려 하느냐”고 지적했다.

▲ 경기도 부천에 위치한 OBS 본사
▲ 경기도 부천에 위치한 OBS 본사

같은날 OBS PD협회, 촬영감독협회, 카메라감독협회, 아나운서협회 등 OBS 직능단체들도 성명을 통해 회사가 현장인력을 늘리고 프로그램 제작에 투자를 더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OBS 직능단체들은 “제작 현장에선 인력 부족으로 인한 외부인력 투입으로 별도의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방송 사고의 위험성은 증가하고 프로그램의 질은 저하되고 있다. OBS의 제작 현장은 그들을 그저 책상에 앉혀둘 만큼 한가한 상황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OBS 역사 다큐멘터리 ‘경기천년’의 경우 지난해 OBS 내부 PD 4명과 외주 PD 1명이 총 12편을 제작했지만 올해엔 일선 PD가 아닌 프로듀싱 담당 팀장이 1편을, 외주제작사가 6편을 제작했다. 또한 촬영감독과 카메라감독, 아나운서 부문 인원 부족 문제도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OBS 방송기술인협회도 “회사는 이들(대기발령자)에게 부여할 업무가 없어서 어쩔 수 없다고 하는데 핑계에 불과하다”며 “제대로 된 프로그램 1개만 신설해도 현재 대기자들이 모두 제작현장에 복귀해도 모자르다”고 비판했다.

OBS 직능단체들은 “자택대기자들의 현업 복귀는 OBS 방송 정상화를 위한 첫 걸음”이라며 “회사는 10년, 20년 길게 내다보며 OBS의 모든 구성원들과 함께 시청자 곁을 오래도록 지키는 OBS를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대줬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한편 OBS노동조합은 대주주인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 퇴진을 주장했다. OBS지부는 지난 25일 “시청자에게 사랑받고 지역에서 뿌리 내릴 수 있는 OBS를 만들기 위해 백성학 회장과 수많은 대화를 시도했지만 돌아온 건 ‘먹여 살려 주었다’는 모욕 뿐”이었다며 “더 이상은 OBS가 백성학 회장 개인에 의해 좌지우지 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임금 10% 반납 등을 요구한) 회장 메시지를 통해 다시 확인한 건 백성학 회장의 퇴진만이 OBS의 살 길이라는 것”이라며 “시청자 주권과 언론 노동자들의 인권이 방송부적격사업자에 의해 처참히 짓밟히는 상황을 방통위는 좌시해선 안 될 것”이라며 방통위에도 책임있는 관리감독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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