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규형 KBS 구여권 이사가 애견카페와 백화점 등에서 업무추진비를 개인 용도로 사용한 의혹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강 이사가 업무추진비를 사적 사용한 정황이 더 있다고 주장했다. 강 이사는 “추측일 뿐”이라며 부인했다.

추 의원은 26일 KBS로부터 제출받은 ‘이사회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분석한 결과 강 이사가 자신의 주소지 근처에서 업무추진비를 다수 사용한 의혹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추 의원에 의하면, 강 이사는 집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고깃집에서 6번(58만9000원)에 걸쳐 KBS 법인카드를 사용했고,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한식당에서는 17번에 걸쳐 약 90여만 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차량으로 5분 거리에 있는 한 중식당에서는 26번에 걸쳐 40여만 원을 사용했고, 차량으로 5분 거리의 한 이탈리아 음식점에서는 29번에 걸쳐 230여만 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견카페에서의 법인카드 사용횟수도 기존에 드러난 34회(36만6240원)보다 많은 41회(38만6750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추 의원이 확인한 강 이사의 집 주변 KBS 법인카드 사용내역은 214건에 액수로는 700여만 원에 달했다. 강 이사가 KBS 이사로 임명된 2015년 9월부터 지난 8월까지 사용한 2400만원(672건) 중 약 4분의 1이상을 집 주변에서 사용한 것이다.

▲ 강규형 KBS 이사는 지난달 19일 서울 명지대 학생회관 앞에서 ‘강규형 퇴진’ 피켓 시위를 하던 새노조 조합원 옆에서 환하게 웃으며 손가락으로 ‘브이’를 그려 조롱 시비를 불렀다.사진=KBS 새노조
▲ 강규형 KBS 이사는 지난달 19일 서울 명지대 학생회관 앞에서 ‘강규형 퇴진’ 피켓 시위를 하던 새노조 조합원 옆에서 환하게 웃으며 손가락으로 ‘브이’를 그려 조롱 시비를 불렀다.사진=KBS 새노조

추 의원은 “KBS가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제출하면서 업무추진비 사용 날짜와 장소를 명확히 기재하지 않아 확인이 어려운 내역까지 포함하면 이보다 더 많은 액수일 것”이라며 “집 주변 식당에서 집중적으로 사용된 사실만 보더라도 업무추진비의 사적 사용이 충분히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추 의원은 “현재 감사원에서 KBS에 대한 감사를 진행 중인 만큼 국민의 수신료가 누군가의 쌈짓돈으로 사용된 내역을 명명백백하게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강 이사는 26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떠드는 것은 마음대로 떠들 수 있지만 증거를 가지고 떠들어야 하지 않느냐”며 “찔러나 보자는 식(의 주장은) 지쳤다”고 반박했다. 그는 “집 주변에 있는 음식점을 갈 수도 있지, 꼭 멀리서 일을 봐야 하느냐”고 덧붙였다.

강 이사는 “2노조가 감사 요청해서 감사받고 있다”며 “(사적으로 사용한 증거가) 하나라도 나오면 이사 사직하고, 아니면 2노조 성재호(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장)가 사직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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