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동아투위)와 재단법인 자유언론실천재단이 파업 중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MBC본부에 제29회 안종필 자유언론상을 수여했다. 김민식 MBC 드라마 PD와 이용마 MBC 해직 기자는 안종필 자유언론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24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29회 안종필 자유언론상 시상식은 자유언론실천선언 43주년 기념식, 제23회 통일언론상 시상식과 함께 진행됐다.

안종필 자유언론상은 ‘꺾일지언정 부러지지 않는다’는 신념으로 자유언론실천운동에 헌신하다가 1980년 2월 옥중에서 얻은 병으로 세상을 떠난 동아투위 제2대 위원장 안종필 선생의 유지를 이어받고 기리기 위해 1987년 제정했다. 안종필 언론상 심사위원장을 맡은 김세은 강원대 교수는 KBS와 MBC 두 노조가 지난달 4일 총파업에 돌입해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 ‘언론 적폐’를 고발하고 공영방송 정상화 투쟁에 나선 것을 높이 평가했다.

김 교수는 “두 방송사 노조가 총파업 투쟁을 승리로 이끌어 공영방송을 제대로 세울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의미에서 이 상을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심사위원회는 만장일치로 본상과 특별상 수상자들을 결정했다.

성재호 언론노조 KBS 본부장은 “지난 9년 KBS는 뒷걸음질만 쳤다”며 “우리가 이 자리에서 이 상을 받아도 되는가 고민했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성 본부장은 “우리의 싸움은 (동아투위 등 해직 언론인) 선배들이 마련해줬고 촛불 국민들이 길을 열어주신 것”이라며 “권력에 굴종하는 KBS DNA, 우리가 바꾸겠다”고 밝혔다. 김연국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총파업 51일째지만 7년간 파업이라고 생각했다. 영광스러운 이 상은 노조 집행부가 받는 상이 아니”라며 “이 상은 자유언론을 위해 1974년 자유언론실천선언을 한 선배들, 1980년 광주와 1987년 6월 항쟁의 시민들, 지난해 촛불 시민이 함께 받는 상”이라고 말했다.

▲ 이용마 MBC 해직기자와 김민식 MBC PD가  안종필 자유언론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2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는 건강문제로 참석하지 못한 이용마 기자를 대신해 정영하 전 언론노조 MBC본부장(왼쪽)이 참석했다. 사진=이치열 기자
▲ 이용마 MBC 해직기자와 김민식 MBC PD가 안종필 자유언론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2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는 건강문제로 참석하지 못한 이용마 기자를 대신해 정영하 전 언론노조 MBC본부장(왼쪽)이 참석했다. 사진=이치열 기자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용마 MBC 해직기자는 2012년 170일 총파업 당시 노조 홍보국장으로 공정방송 투쟁 선두에 섰다가 해고당했다. 이후 MBC 정상화와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위해 노력해 왔다. 지난해 8월 복막암이라는 희귀암 판정을 받아 투병하는 가운데 지금도 언론 자유 중요성과 시급성을 알리고 있다. 이 기자가 건강 문제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해 정영하 전 언론노조 MBC 본부장이 대신 수상했다.

이용마 기자는 수상 소감을 담은 글을 통해 “특별상은 우리 시대 언론인으로서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영광”이라며 “저와 함께 언론 자유를 위해 싸웠던 동지들, 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 동지들, 9기 집행부, 그리고 저희들을 성원했던 국민들을 대신해 받는 것”이라고 밝혔다.

▲ 이용마 MBC 해직기자.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화면 갈무리
▲ 이용마 MBC 해직기자.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화면 갈무리

김민식 PD는 지난 6월 MBC 사옥에서 “김장겸은 물러나라”는 사장 퇴진 구호를 외치며 릴레이 시위를 촉발시켰다. 김 PD는 “시트콤과 로맨틱 코미디를 만드는 제가 자유 언론상을 수상해 난감하다”면서도 “길거리에서 노래하고 춤을 췄는데 상을 주시니 더 열심히 즐겁게 노래하며 싸우라는 뜻으로 여기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현장에서 ‘김장겸은 물러나라’를 다시 외치며 춤을 춰 시상식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한편, 제23회 통일언론상 대상은 ‘KBS 스페셜-오래된 기억, 6·15남북정상회담’ 편을 제작한 양승동·최진영 KBS PD가 받았다. 특별상은 ‘그것이 알고 싶다-도둑골의 붉은 유령’ 편을 제작한 배정훈 SBS PD가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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