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마 MBC 해직기자가 2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최근의 심경을 밝혔다. 이용마 기자는 오늘 김민식 MBC PD와 함께 안종필 자유언론상 특별상을 수상할 예정이다. 그는 복막암 투병 중으로 오늘 시상식에는 참석이 어려울 전망이다.

김장겸 사장 이하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는 MBC파업은 오늘로 51일째를 맞았다. 이용마 기자는 오늘로 해직 2060일째다. 법원은 해고무효소송 1·2심에서 “공정방송을 위한 싸움은 근로조건에 해당한다”며 해고무효 판결을 내렸지만 이 사건은 아직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이용마 기자는 CBS와 인터뷰에서 “지금껏 대법원이 정권의 눈치를 봤기 때문에 아직까지 판결이 나오지 않았다”며 “빠르면 올해 안에는 판결이 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MBC파업과 관련해선 “후배들에게 말했다. 한 번은 집회에 참여하겠다고. 그런데 아직 못가고 있다. 요즘 건강 상태가 안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래도 다행인 게, 구여권 추천 이사 2명이 방문진에서 그만 뒀다. 그래서 아마 이르면 이번 주 안에 후임 이사를 임명할 거란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러면 MBC파업 문제가 정리될 것 같다”며 희망 섞인 기대감을 내비쳤다. 후임 이사 2명을 정부여당이 임명할 경우, 방문진에서 김장겸 사장 해임안이 통과될 수 있다.

▲ 21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 등장한 이용마 MBC 기자.
▲ 21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 등장한 이용마 MBC 기자.
이용마 기자는 “요즘 눈물이 많아졌다. 김원배 이사가 사표 낸 날 혼자서 엄청 울었다”고 심경을 밝힌 뒤 “기쁘잖아요. 이렇게 쉽게 끝나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이용마 기자는 병마와 싸워가면서 책을 썼다. 주말에 출간 되는 책의 제목은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이다. 이 기자는 “출간 목적은 아니었는데, 쓰고 나서 보니 출간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왜 이 책을 쓰게 됐을까.

“병원에서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아이들이 걱정이 되어서, 아이들에게 뭘 남겨줄까, 경험을 남겨주는 것이 가장 소중하겠다 싶었다. 아이들이 10살이다. 지금 아이들이 10년 있으면 스무 살이 될 텐데, 인생의 행로를 결정짓는 제일 중요한 시기다. 그 시기에 옆에서 얘기를 나눌 사람이 있다면 좋을 텐데, 제가 혹시 없을 수도 있겠다. 아빠를 대신해줄 수 있는 걸 줄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내가 살아온 역사를 기록으로 남겨놓으면 되겠다 생각했다.”

이 기자는 “대한민국에서 개혁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함께 제 경험을 공유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출간 배경을 밝힌 뒤 “아이들이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 인간미가 넘치는 사회에서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소망하며 눈물을 삼켰다.

이 기자는 김현정 앵커가 반드시 회사에 되돌아가야 한다고 말하자 “되돌아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너무 말라서 시청자들이 보시기에 부담스러울 것 같다”고도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끝까지 버텨보겠다. 어떻게 해서든지 병마를 이기고, MBC로 돌아가겠다”고 청취자들 앞에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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