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로드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일가가 최대주주로 있는 티시스 자회사 ‘휘슬링락컨트리클럽’에서 김치를 10kg당 19만 원을 주고 대량 구매해 기부했다. 이 기부를 통해 기부금 영수증을 발행해 세금혜택을 받았다.”

“티브로드는 2016년 임직원들에게 복리후생 명목으로 계열사의 와인, 상품권을 구매하도록 강제했다. 계열사인 흥국화재 자동차보험 가입을 강요하고, 그것도 모자라 직원 개인의 신상정보를 털어 자동차 보험 만기일이 오지 않은 직원들에게 가입하도록 했다.”

“티브로드에 문제를 제기한 국회의원에 욕설한 팀장에 6개월 감봉을 했다고 하는데, 사실 이런 욕설이나 ‘갑질’은 너무나 일상적이다.”

20일 서울 명동 티브로드 본사 앞에서 진행된 희망연대노동조합 티브로드 지부‧케이블방송비정규직 티브로드 지부 측이 밝힌 티브로드에 대한 폭로다.

▲ 20일 서울 명동 티브로드 본사 앞에서 희망연대노동조합 티브로드 지부‧케이블방송비정규직 티브로드 지부 등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정민경 기자
▲ 20일 서울 명동 티브로드 본사 앞에서 희망연대노동조합 티브로드 지부‧케이블방송비정규직 티브로드 지부 등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정민경 기자
김진규 희망연대노조 공동위원장은 “다른 기업은 재약정을 하는 고객 등에게 상품권을 주거나 할인 혜택을 주는 영업방식이 대부분인데, 여기는 김치를 준다”며 “이 모든 것들이 업체의 이익으로 돌아가고, 회장 일가의 배당으로 돌아가는 셈”이라고 말했다.

심규협 한국진보연대 민생국장은 “시중에서 제일 질이 좋다는 김치도 4kg에 4만 원 정도인데, 19만 원 짜리 김치라니 ‘다이아몬드 김치’가 아니냐”며 “티브로드가 말도 안 되는 금액으로 부당 거래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는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드러났다. 국감 참고인으로 출석한 이건용 희망연대노조 티브로드 지부장은 “티브로드 직원들 회의시간에 뺨을 때리고, ‘빠따’(방망이)치는 일이 계속 일어났다”며 “앞으로 또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재발방지, 반드시 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티브로드 내부 업무회의에서 관리자가 한 욕설 녹취를 공개했다. “정의당 그 미친X... 확 그냥 입을 찢어 죽여 버릴까”, “여러분, 분노를 참지 말고 협력사에 정당하게 갑질하세요”라는 내용이다.

(관련 기사: 티브로드 팀장, 노동착취 비판 추혜선 의원에 “정의당 미친X”)

19일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강신웅 티브로드 대표는 이러한 지적에 “김치는 직원들이 산 것은 아니고, 보험은 새로운 상품을 소개하는 캠페인 차원이었다”, “욕설을 한 직원에는 6개월 감봉조치를 했다”고 해명했다.

20일 기자회견에서 이강환 희망연대노조 케이블방송비정규직 티브로드지부 수석부지부장은 “티브로드에서 일을 한 지 십 수 년이 넘었는데, 티브로드가 이런 일을 해온 것도 십 수 년”이라며 “국정감사에서 나온 이런 이야기들은 너무 일상적인 일이며, 노동자들이 계속해서 문제제기를 해온 일이다. 티브로드 측은 이제라도 이런 행태들에 대해 사과하고 바꿔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민주노총 서울본부, 희망연대노동조합 티브로드 지부·케이블방송비정규직 티브로드 지부 등은 △티브로드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실시 △티브로드의 SO(System Operator, 종합유선방송 사업자) 허가 취소 △시민사회단체의 즉각적인 불매운동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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