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중앙회(회장 박성택)가 오는 26일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출입기자단과 미디어 투어(Media Tour) 일정에 ‘승마체험’을 넣었다가 뺀 것으로 확인됐다.

중기중앙회 측은 일정상 기자단의 요청으로 빠지게 됐다고 해명했지만 애초에 중소기업 견학과 관련 없는 승마체험 일정을 계획하고, 피감기관이 국감을 앞두고 출입기자단과 미디어 투어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기중앙회 홍보실이 지난달 계획한 ‘강소기업 견학 일정(안)’을 보면 중기중앙회 출입기자들은 2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30분까지 ‘한진엘리베이터’와 ‘송산특수엘리베이터’를 방문해 업체 소개를 받고 공장 견학과 식사 등을 할 예정이다.

중앙회는 이번 견학 목적에 대해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기술개발·해외수출·노사협력 등 특정 분야에 뛰어난 능력을 가진 ‘강소기업’ 견학 기회를 제공해 출입기자의 현장 이해력 제고 및 긍정적 여론 조성을 통한 중소기업 인식 개선 유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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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계획서상에는 이날 오후 3시50분 경기 시흥에 위치한 송산특수엘리베이터(한진엘리베이터로 오기) 공장 견학을 마치고, 승마체험 장소로 이동한다고 나온다. 출입기자들이 중소기업 산업 현장의 모습을 직접 보게 하고 기사 작성에 편의를 제공한다는 미디어 투어 취지와 관련 없는 승마체험이 공식 일정에 들어간 것이다.

이날 일정 참석 대상자는 출입기자와 중기중앙회 홍보실, 중소벤처기업부 대변인실, 중소기업진흥공단 홍보실 등 40여 명이다. 미디어오늘 확인 결과 중앙회 출입기자단 중에선 22개 매체 기자들이 신청했고, 중기부 대변인 1명과 중앙회 홍보실 직원 3명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중기중앙회 홍보실 관계자는 19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이 계획은 우리가 짰다”면서 “9월 말쯤 한 번 안내문이 나갔다가 기자단에서 복귀가 10시 가까이 돼 너무 늦어진다고 해서 승마체험은 하지 않기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중앙회가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출입기자를 대상으로 승마체험이 포함된 미디어 투어를 계획한 이유에 대해 이 관계자는 “처음 계획을 짤 때는 국감 일정이 안 나왔고 중앙회가 10년 만에 피감기관에 들어갔는데 그때는 예상을 못 했다”며 “중앙회 기자단이 얼마 전에 만들어져 단합 차원에서 기자단 회비로 승마체험도 하자고 넣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10월 중순(16일) 중소벤처기업부 국감이어서 그때 지나서 금요일에(강소기업 견학을) 하자고 계획을 세웠다”며 “이미 결정됐는데 (중앙회 국감이 잡혀서) 취소하느냐 마느냐 하다가 목적 자체가 중소기업 지원 측면이 있어 출입기자단 쪽에서 진행하자고 해서 예정대로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중앙회 측은 기자단 승마체험을 포함했더라도 기자단 회비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청탁금지법’ 등 문제가 될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미디어 투어 경비는 중앙회(버스)와 업체(식사)가 모두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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