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상 중앙일보 편집인이 지난 12일 신문협회 발행인 세미나에서 중앙일보 디지털전략에 대해 발표하며 신문업계 눈길을 끌고 있다. 이날 발표에선 중앙일보만의 CMS(기사작성시스템)와 기사 유통 분석서비스가 언급됐다. 중앙일보는 타 언론사에 CMS를 공유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JAM(Joongang Asset Management)이란 이름의 중앙일보 CMS는 지난 6월 경 도입됐다. 오병상 편집인은 JAM을 두고 “디지털 기사를 만들기 위한 새로운 도구로 사진, 동영상, 도표 등 36가지 시각화 버전을 취재기자가 작업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오 편집인은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취재기자가 데이터 시각화 작업 등 모든 걸 혼자 다 할 수 있다”고 전했다.

JAM에 대해 중앙일보 한 기자는 “처음엔 불편했지만 지금은 적응했다. 동영상을 끌어와 붙이기 편리해졌다”고 전했다. 또 다른 기자는 “처음엔 JAM에 적응하느라 기자들 불만이 많았다”고 전한 뒤 “새로운 CMS가 추구하는 방향성에는 동의한다”고 밝혔다. 김교준 중앙일보 발행인은 “CMS에 꽤 돈을 들였지만 이 시스템을 타 언론사와 공유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오병상 편집인이 언급한 또 하나의 눈여겨볼 도구는 중앙 분석서비스(Joongang Analytics)다. 해당 서비스를 통해 중앙일보 기사가 홈페이지, 네이버, 페이스북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실시간으로 유통되는 과정을 추적할 수 있다고 한다. 오병상 편집인은 “중앙일보 개별기사 이용에 대해 시간대별, 경로별, 연령대별, 성별 등으로 분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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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상 편집인은 “데이터가 축적돼야 앞으로의 정책 방향을 세울 수 있고 편집 가이드라인이나 기자 평가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며 “데이터를 쌓을수록 중앙일보는 더 강력해질 것”이라 강조했다. 앞서 중앙일보는 2015년 9월 자체 혁신보고서를 계기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디지털 중심의 조직개편을 이어가고 있다.

2015년 12월 이석우 전 카카오 대표를 디지털기획실장으로 영입하고 개발자 수십 명을 채용한 뒤, 올해 상반기에는 신문 편집 인력을 줄이고자 편집 탬플릿을 도입했다. 그 결과 메인기사 1450자, 사이드기사 740자로 분량이 정해졌다. 중앙일보 편집국은 논설주간/편집국장/제작담당/디지털총괄로 나뉘며 편집국장에 집중됐던 과거 시스템에 변화를 줬다.

오병상 편집인은 디지털중심의 변화와 관련 편집국 내부에서 △종이신문 매출이 대부분인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종이신문 유지에 역량을 쏟아야 한다 △신문도 만들고 디지털도 하라는 것은 두 배로 일하라는 얘기다 △우리나라는 네이버라는 포털이 있기 때문에 외국과 달라 디지털 투자가 무모하다는 식의 내부 지적이 있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는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디지털을 한다고 종이신문을 안 하는 것이 아니다. 디지털과 신문은 별개가 아니다. 좋은 기사는 어디서나 잘 팔린다”고 강조한 뒤 “뉴욕타임스도 마찬가지다. 하루에 일반적으로 200건의 기사를 작성하고 그 중 제일 좋은 40건의 기사를 신문에 싣는다. 중앙일보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것은 좋은 기사를 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기자들이) 일이 많으면 기사 작성 건수를 줄여도 좋다. 대신 디지털과 신문에 통할 수 있는 기사를 요구한다”고 밝혔으며 “네이버가 있어 디지털 투자가 무모하다고 하는데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하고 있을 수는 없지 않느냐고 (기자들에게) 오히려 반문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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