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배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구여권 이사가 19일 사퇴한 가운데 나머지 구여권 추천 이사 3명(권혁철·이인철·김광동)은 이날 이사회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문재인 정권의 방송 장악에 대한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방문진 사무실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김광동 이사는 “(김원배 이사 사퇴 등) 일련의 상황이 공정한 절차에 의해 이뤄진 것이냐”며 “어떻게 9년 간 탄압이 있을 수 있느냐. 강압적 방식에 의해 이사회가 유린돼선 안 된다. 오늘 이사회에 참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인철 이사도 “밖에선 노조가 압박하고 문재인 정권은 방관하고 있다. 이런 이사회에서 정상적 회의가 가능하겠느냐. 정권의 방송 장악에 대한 우리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며 이사회에서 퇴장했다.

▲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사진=이치열 기자.
▲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사진=이치열 기자.
권혁철 이사 또한 “(구야권 추천 이사들은) 공정성, 경영 실적 후퇴를 (구여권) 이사들에게 덮어씌우고 있다”며 “지금의 상황은 반민주적이고 반이성적이다. 집권 여당의 방송 장악 플랜대로 이행되고 있다. 언론노조들이 공영방송 이사들 집을 방문하고 위협을 느끼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권 이사는 “정치권, 노조 등 압력 단체로부터 MBC 독립과 공정성을 수호해야 할 공영방송 이사들이 압박 받고 있다”며 “언론노조원들이 몰려와 야권 이사들 사퇴를 종용하고 강제하고 있다”고 재차 주장했다.

이에 최강욱 구야권 추천 이사는 “유능한 MBC 직원들 대다수를 배제하고 이상한 사람을 중심으로 회전문 인사를 강행했던 것이 누구냐”며 “공영방송을 망쳐놓은 것에 대해 (구여권 추천 이사들은) 일언반구 사과도 없다. 여러분 행적은 역사가 기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 이사는 “(구여권 이사들은) 현재 ‘피해자 프레임’을 떠들고 있는데 말이 되는 소리인가”며 “MBC를 어떻게 망쳤는지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구야권 추천 유기철 이사는 “언론노조가 강성 노조라고 하는데 약한 노조를 강하게 만든 건 당신들의 탄압이었다”며 “피해자 프레임으로 책임이 면피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은 이사회 진행을 위한 정족수가 충족됨에도 “이사회를 끝내겠다”며 일방적으로 파행을 선언했다. 고 이사장은 이날 본인의 거취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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