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 경인TV 대주주인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재허가를 두 달 남짓 앞두고 재허가 조건을 이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폐업’을 언급했다. 이에 OBS 노동조합은 “사업자로서 비정상적인 발언”이라고 비판했고,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윤종오 민중당 의원(울산 북구)도 “대주주가 재허가 조건 이행의지가 없다”고 비판했다.

백 회장은 지난 11일 OBS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총 자본금이 대부분 잠식되고, 방통위 증자 재허가 조건을 이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노조가 대주주 퇴출을 주장하며 재허가 취소에 따른 새 경인민방 사업자 선정을 이야기 한다”며 경영위기를 언급했다. 백 회장은 “폐업을 대비하기 위해 11월1일자로 OBS의 모든 자산을 재정리 조사하겠다”며 “폐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여러 계획을 사전에 검토해보는 것”이라고 밝혔다.

백 회장은 “만약 방통위의 재허가를 통과하더라도 자금 부족으로 일부 희생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2017년 7월1일~2018년 6월30일까지 1년간 급여 10% 반납이 필요하고, 회사 적자가 계속될 경우 추가 삭감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급여 반납시점부터 호봉승급을 동결하고,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호봉 승급도 환원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최근 최동호 대표이사가 사직서를 제출했고 사장 공모를 진행 중인데 응모자가 없어 2차 공모가 필요하다고도 밝혔다.

▲ 경기도 부천에 위치한 OBS 본사
▲ 경기도 부천에 위치한 OBS 본사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 OBS희망조합지부(지부장 유진영)는 12일 “늘 그렇듯 경영계획과 비전은 없고 협박만 가득한 서신에 직원들의 낯빛은 순식간에 싸늘해졌다”며 “재허가를 두 달 남짓 남기고 발표한 서신이라기엔 그 내용이 무척 실망스러웠다”고 비판했다. 

백 회장은 경영위기의 근거로 내년 4월이면 자금이 바닥난다고 주장했지만 OBS지부는 “지난 수개월 거의 모든 달의 광고매출이 목표를 상회했다”며 대주주가 경영위기를 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백보 양보해 설령 대주주 말이 사실이더라도 회사를 언제까지 직원들의 임금만 가지고 운영하겠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윤종오 의원도 지난 13일 논평을 통해 “백 회장은 OBS 임직원 전원에게 보낸 서신에서 재허가 조건 이행 의사가 없음을 공식화했다”며 “방통위 국감을 이틀 앞둔 시점에서 발표한 백 회장의 이 같은 입장 발표는 마치 방통위에 ‘정파를 감당할 수 있겠냐’며 비웃는 태도에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백 회장은 지분율 제한을 이유로 불균등 감자나 다른 주주의 투자 유도 등 어떤 대안도 모색하지 않아 왔다”며 “직원들이 퇴직금 출자전환으로 60억 원을 마련하겠다는 제안도 거부한 채 감자를 못하겠다고 고집하는 것은 대주주로서 자구 노력은 전혀 하지 않겠다는 말과 같다”고 지적했다. 백 회장은 “다른 주주들에게 그 동안 증자 참여를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지난해 있었던 노조의 20분의 1 감자 주장과 올해 10분의 1 감자 요구를 겪으며 주주들은 모두 회사에 더 이상 투자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방통위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방통위는 ‘연말까지 이행상황을 지켜본 이후에 후속조치를 논의하겠다’는 입장만 되풀이 한다”며 “방통위는 넋 놓고 보지만 말고 OBS 정파사태까지 염두에 둔 후속 조치 마련에 조속히 나서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기도와 인천 지역 시민들의 시청권과 OBS 노동자들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며, 지역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이 걸린 중차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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