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이 탈원전 논의가 가속화된 올해 역대 최대 광고비를 집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원전 밀집지역에 광고를 집중적으로 배정한 점도 눈에 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이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1월부터 7월까지 월평균 광고비 집행 금액이 7억8537만 원에 달했다.

한수원의 월평균 광고 집행 금액은 2014년 2억9320만 원, 2015년 4억4364만 원, 2016년 5억5006만 원으로 꾸준히 증가해왔는데 2017년 정점을 찍은 것이다. 광고문구는 “우리의 기준은 단 하나, 안전입니다” 등 한수원의 긍정적 이미지를 강조하며 원전의 안전성을 홍보하는 내용이 많다.

특히 고리원전 1호기 영구중지가 결정되고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위원회 구성이 결정된 시기인 6월 광고비(2억563만 원)가 집중적으로 집행됐다. 밀양 송전탑이 완공된 2014년 9월 이후 지면광고를 월 2억 원 이상 집행한 건 처음이다.

▲ 한수원 월평균 광고비 집행 추이.
▲ 한수원 월평균 광고비 집행 추이.

원전 인근지역을 집중적으로 관리한 정황도 있다. 2014년부터 2017년 7월까지 한수원의 지역방송 광고가 가장 많이 집행된 지역은 고리 및 신고리 원전, 월성원전이 인접해 있는 울산광역시로 1801회 광고를 틀었다.

이어 고리 및 신고리 원전 인접지역인 부산광역시(1285회)가 두 번째로 많았으며 한빛 원전이 인접한 영광지역을 방송권역으로 하는 광주광역시(1200회), 월성과 한울 원전이 있는 경북지역에 방송을 송출하는 대구광역시(839회) 순으로 나타났다.

▲ 지역방송 한수원 광고 노출 시간 추이. 자료=추혜선 의원실, 한국수력원자력.
▲ 지역방송 한수원 광고 노출 시간 추이. 자료=추혜선 의원실, 한국수력원자력.

추혜선 의원실이 제출받은 한수원 자료를 미디어오늘이 분석한 결과 올해 한수원의 지면 광고비 집행이 가장 많은 매체는 조중동과 계열사로 나타났다. 조선일보를 비롯해 디지틀조선일보, 스포츠조선, 월간조선 등 조선일보 계열사에 7736만 원의 광고비가 배정됐다.

다음으로 중앙일보, 중앙선데이, 월간중앙, 코리아중앙데일리 등 중앙일보 및 계열사에 4058만원의 광고비가 배정돼 두번째로 규모가 컸다. 동아일보, 스포츠동아, 신동아, 주간동아 등 동아일보 및 계열사에는 3668만 원이 배정됐다. 탈원전을 반대하는 조중동은 물론 계열매체까지 집중적으로 광고를 집행한 것이다. 

계열사를 제외할 경우 조선일보(5536만 원), 한국경제(3350만 원), 서울신문(3024만 원) 순으로 광고비 집행이 많았다.

한수원은 지난 7월 광고를 통해 원전을 일방적으로 옹호하는 내용을 담는 등 중립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 뒤부터 광고 집행을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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