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퇴진과 공정방송을 요구하며 MBC 언론 노동자들이 파업 중인 가운데 목포 MBC·여수MBC 간부들도 김장겸 사장 퇴진 등을 주장하며 13일 보직을 내려놨다.

목포 MBC 소속 김성환 경영심의부장·이순용 편성제작부장·김순규 콘텐츠마케팅부장 등 3명과 여수 MBC 소속 김지홍 편성제작부장, 이준 기술부장 등 2명은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파업 40일째 MBC와 지역 계열사의 바닥을 알 수 없는 추락을 지켜보면서 ‘지금 우리가 서 있는 곳은 어딘지’를 오랜 시간 숙고한 결단”이라며 “지역 MBC의 미래를 찾기 위해 무거운 마음으로 보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 심원택 여수 MBC 사장이 ‘5·18 북한군 개입설’을 사실이라고 주장했다는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지역사회가 들끓고 있다. 광주 5월 단체들은 지난 25일 여수 MBC를 항의 방문하고 심 사장의 사과를 촉구했다. 사진=언론노조 여수MBC 지부 페이스북
▲ 심원택 여수 MBC 사장이 ‘5·18 북한군 개입설’을 사실이라고 주장했다는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지역사회가 들끓고 있다. 광주 5월 단체들은 지난 25일 여수 MBC를 항의 방문하고 심 사장의 사과를 촉구했다. 사진=언론노조 여수MBC 지부 페이스북

이들은 “우리는 진작부터 마음은 ‘돌아오라 마봉춘’이었지만 회사의 보직자로서 하루하루 연명하는 회사를 지키는 것이 최소한의 책임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그 지킨다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한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들은 “만천하에 드러난 국정원의 방송 장악 시나리오를 직·간접적으로 충실히 이행해온 지난 7년간의 MBC 경영진은 공영방송 실종, 신뢰도 추락, 불공정한 인사, 무능한 경영의 결과를 빚어냈고 결국은 노조의 최후 수단인 파업에 이르게 했다”며 “MBC 경영진은 여전히 극단적 정치 편향의 한쪽 편에 선 채 회사의 미래보다는 개인적 자리 보전에만 연연한 채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김현종 목포MBC 사장
▲ 김현종 목포MBC 사장

이들은 “우리는 당장의 어려움을 감수하더라도 MBC의 존재 의의를 찾는 것이 더 우선이라고 본다”며 “하루라도 빨리 파업이 종료되고, 공영방송 MBC가 정상화하는 길은 김장겸 사장을 비롯한 MBC 경영진이 지금이라도 용퇴하는 길이다. 여기엔 우리를 임명한 지역 MBC 사장들도 포함된다”고 주장했다.

지역 MBC 보직자들 중 실명을 걸고 보직 사퇴한 건 처음이다. 서울 MBC의 경우 파업 전인 지난 8월부터 간부들이 보직을 내려놓고 노조에 가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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