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그 미친X 하나 있죠. 이름이 뭐야 그거. 국회의원 그 미친X 이름 뭐야, 그거. 그때 청문회에서. 확 그냥 입을 찢어 죽여버릴까 진짜. 뭐? 중복할당을 내린다는 둥 업무가 많다는 둥.”

지난 8월 케이블업체인 티브로드 서울사업부 마케팅팀 회의 도중 팀장의 발언이다. 1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추혜선 정의당 의원이 공개했다.

앞서 7월4일 추혜선 의원은 강신웅 티브로드 사장이 출석한 유영민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티브로드를 비판했다. 당시 추 의원은 티브로드가 설치 및 수리 노동자들에게 과도하게 업무를 할당해 서비스 품질 저하 및 노동자 안전 문제가 벌어진다고 지적했으며 하도급 문제에 대한 개선도 요구했다.

▲ 추혜선 정의당 의원. 사진=이치열 기자.
▲ 추혜선 정의당 의원. 사진=이치열 기자.

청문회 당시 티브로드는 ‘중복할당’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혔지만 제대로 개선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복할당이란 한 노동자에게 같은 시간에 여러 곳의 작업을 할당하는 것을 말한다. 추혜선 의원이 공개한 9월9일 티브로드 노동자의 업무 핸드폰 화면에는 같은 시간에 4곳의 AS 작업이 할당됐다. 

추혜선 의원은 “기존에 (원청에서) 협력업체로 강제할당 하던 것을, 협력업체마다 전산시스템상 가상의 케이블기사 코드를 하나씩 만들어 그 코드로 (협력업체가) 할당하는 것으로 바꿨을 뿐”이라며 “케이블 기사가 늘어난 게 아니니 기존과 달라질 게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녹취파일에는 “협력업체에 갑질을 하라”는 내용도 담겨 있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티브로드 서울사업부 마케팅 팀장은 “이 더위만큼 끓어 오르는 분노를 참지 마세요. 다 표출하세요”라며 “분노를 누구한테? 협력사 사장들한테. 고객사 사장들 특히. 정당하게 ‘갑질’하세요”라고 말했다.

추혜선 의원은 “티브로드는 시청자에 대한 서비스를 개선하라는 주문을 무시하고 제대로 개선할 수도 없는 고용구조를 고집하는 사업자”라며 “방송사업의 의지가 없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티브로드 노동자들이 소속된 희망연대노조는 “매년 반복되는 노사 문제 파행도 모자라, 갑질 만행과 부도덕한 사회공헌사업으로 점철된 티브로드를 규탄한다”면서 “국정감사에서 엄정하게 조사하고 그에 따르는 처벌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희망연대노조는 13일 국회 앞에서 티브로드 규탄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티브로드 관계자는 12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본사에서는 녹취파일에 나온) 이런 일이 있었는지 몰랐고, 문제제기가 돼 사실조사를 하고 당사자에게 주의조치를 내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복할당 문제는 협력업체에서 이뤄졌던 것으로 보이며 협력업체 문제까지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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