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차 전화를 건 미디어오늘 기자에게 “X새끼야”, “싸가지 없는 새끼”, “지랄하지마”라며 욕설과 폭언을 퍼부었던 최기화 MBC 기획본부장이 11일 사과와 입장을 요구하자 “그동안 허위 기사로 얼마나 나를 괴롭혔느냐”며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였다. 최 본부장은 계속되는 질문에도 끝내 사과를 거부했다.

이날 오후 업무 보고를 위해 서울 여의도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를 찾은 최 본부장은 보고를 마치고 방문진 사무실 밖으로 나오던 중 기자와 마주쳤다.

▲ 2014년 8월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세월호 보도 참사’를 현장조사하기 위해 MBC 상암옥 사옥을 방문했지만 직원과 청경들에 의해 사옥 안에 한 발자국도 들어가지 못했다. 왼쪽이 최기화 당시 MBC 기획실장. ⓒ 미디어오늘
▲ 2014년 8월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세월호 보도 참사’를 현장조사하기 위해 MBC 상암옥 사옥을 방문했지만 직원과 청경들에 의해 사옥 안에 한 발자국도 들어가지 못했다. 왼쪽이 최기화 당시 MBC 기획실장. ⓒ 미디어오늘
기자가 “저희 미디어오늘 기자에게 과거 욕설을 하지 않으셨느냐”고 하자 최 본부장은 “그만합시다”라고 말했다.

다시 기자가 “그에 대한 사과가 없으셔서 (여쭈는 것)”라고 하자 최 본부장은 “그만해요”라고 말했다. 기자가 이어 “그에 대한 입장 한 말씀만 해달라”고 말하자 “아, 그만하시라니까요”라고 거듭 답변을 거부했다.

재차 기자가 “저희는 욕설을 당한 입장이잖아요. 그에 대해서 한 말씀 해주시죠”라고 하자 최 본부장은 “그동안 (미디어오늘이) 허위 기사로 전화하고 얼마나 나를 괴롭혔습니까. 그만합시다”라고 말했다. ‘제가 어떤 허위 기사를 썼느냐’는 질문에도 그는 “그만합시다”라고만 했다.

지난해 2월 MBC 보도의 여론 조사 왜곡 의혹을 취재하던 미디어오늘 기자가 최 본부장(당시 MBC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입장을 물으려 하자 “X새끼야. 어디서 내 정보를 알아낸 거야” “싸가지 없는 새끼 아니야” “지랄하지마”라며 폭언과 욕설을 쏟아냈다. 지난 1년 8개월 동안 최기화 본부장과 MBC는 해당 기자나 미디어오늘에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앞서 MBC를 상대로 특별근로감독을 진행한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은 김재철 전 MBC 사장, 김장겸 MBC 사장, 최기화 본부장 등 MBC 전·현직 경영진 6명을 부당노동행위 혐의에 대한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한편, 방문진은 이날 방송통신위원회 검사·감독권을 인정하지 않기로 의결했다. 지난달 22일 검사·감독권을 발동한 방통위는 MBC에 대한 관리·감독 관련 자료를 방문진에 요구했으나 11일 이사회에서 구여권 이사들은 “검사·감독권에 따른 자료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며 “통상적 범위의 자료 요구에는 협조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방통위의 자료 요구를 막무가내로 거부한 구여권 이사들에 반발해 구야권 이사들이 이사회장을 박차고 나왔지만 구여권 이사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방통위의 검사·감독권을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한 구야권 이사는 “자료 제출을 최대한 지연하겠다는 꼼수”라며 “‘통상적 범위’라는 말도 자의적 판단에 따라, 영양가 없는 자료만 방통위에 제출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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