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총파업 37일차를 맞아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성재호·KBS본부)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민주광장에서 추석 연휴 후 첫 집회를 열고 고대영 KBS 사장 퇴진과 공영방송 정상화를 촉구했다.

추석 연휴 동안 휴식기를 가졌던 KBS본부 조합원들은 이날 집회에 앞서 고 사장을 출근길에서 만나 사퇴를 요구하며 거세게 항의했다. 지난 몇 개월 간 출근길에서 만나기 힘들었던 고 사장이었다.

성재호 본부장은 고 사장을 향해 “언제까지 6층에만 숨어계실 것이냐”며 조속한 퇴진을 촉구했지만 고 사장은 조합원들 항의에 별 다른 반응 없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장실로 올라갔다. 고 사장은 지난달 20일 KBS 이사회에서 파업에 따른 사퇴 가능성에 대해 “파업에 원인을 제공한 것이 없다”며 ‘자진 사퇴 거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 10일 오전 출근 중인 고대영 KBS 사장. KBS본부 페이스북 영상 갈무리.
▲ 10일 오전 출근 중인 고대영 KBS 사장. KBS본부 페이스북 영상 갈무리.
KBS 본부 집회 현장에는 주최 측 추산 800여 명이 넘는 조합원들이 모여 파업 열기를 이어갔다. 박완 KBS본부 홍보국장은 “집회 전 조합원들이 많이 모이길 바랐는데 가득 찬 현장을 보니 괜한 걱정을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성재호 본부장은 “앞으로 1~2주가 매우 중요한 파업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 본부장은 “오늘 이 시간부터 흔들림 없이 총파업에 나서줄 것을 호소한다”며 “팀장·부장급 인사들이 계속 회사에 남아있으면 이는 곧 고대영 사장 편이라는 뜻이다. 우리와 뜻을 함께 하면 밖으로 나와서 총파업 전선에 함께 서달라”고 호소했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연대 발언을 통해 “선거 승패를 짐작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후보자가 유세 다닐 때 악수하겠다고 줄서는 사람 수가 늘어나는지 여부”며 “이번 파업 기간 내내 언론노조 KBS본부 조합원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달 29일 KBS 측은 입장문을 통해 “처음부터 성공할 수 없는 파업”이라며 “국가기간방송 경영진으로서 무거운 책무를 가벼이 던지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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