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단일노조 창립 21주년을 맞은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이하 MBC본부·본부장 김연국)가 10일 오전 상암동 MBC에서 파업 37일차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지역 MBC 노동조합 지부장들을 포함해 추석 연휴 직전 뉴스 녹화를 거부하며 퇴사한 프리랜서 리포터·작가, MBC 해직자들도 참여했다.

▲ 10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파업 37일차 집회에 참여한 조합원들. 사진=이치열 기자
▲ 10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파업 37일차 집회에 참여한 조합원들. 사진=이치열 기자

1987년 12월9일 47명의 조합원으로 노조를 설립한 MBC 노동조합은 이듬해인 1988년 8월23일 파업 찬반 투표를 거쳐 당시 황선필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1996년 당시 강성구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파업에 성공한 이후 같은 해 10월10일 MBC 노동조합은 19개 지역 MBC 노조와 힘을 합치기 위해 전국단일노조를 결성했다.

도건협 MBC본부 수석부위원장(1995년 입사)은 이날 집회에서 “1986년부터 1996년까지 네 차례 연속 낙하산 사장(황선필·김영수·최창봉·강성구)이 왔지만 모두 파업 투쟁으로 물러났다”며 “1996년 6월15일 강 전 사장이 퇴임한 이후 10월10일 출범한 단일노조 슬로건은 ‘공정방송 깃발 아래 전국이 하나로’였다. 그때도 노조 최대 목표는 공정방송이었다”고 말했다.

MBC본부는 1999년 7월 개혁적 방송법 쟁취 총파업을 통해 2000년 초 통합방송법 시행을 이끌었다.

도 수석부위원장은 “법 제도 개혁 투쟁을 위해 단일노조 필요성이 있었고, 이후 MBC는 황금기를 맞이했다”며 “공정방송 쟁취 투쟁은 지난 20년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MBC본부는 2008년 12월 미디어법 반대 파업, 2009년 4월 김재철 퇴진 요구 39일 파업, 2012년 1월부터 7월까지 김재철 퇴진 요구 170일 파업 등을 거쳤고, 현재는 김장겸 사장 퇴진과 공정방송 재건을 위한 파업 37일차를 맞이하고 있다.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달 29일 프리랜서·계약직 리포터와 작가 등 10여명(김유정·김이선·김오희·이종희·유승민·현지혜·김수산·나경철·유지영·조현정·정은주·김이선 등)은 뉴스 녹화 방침을 거부하며 퇴사했다.

▲ 추석연휴 직전 MBC를 퇴사한 프리랜서 계약직 방송인들. 왼쪽부터 김이선 김유정 유승민 이종희 김오희. 사진=이치열 기자
▲ 추석연휴 직전 MBC를 퇴사한 프리랜서 계약직 방송인들. 왼쪽부터 김이선 김유정 유승민 이종희 김오희. 사진=이치열 기자

‘연예투데이’를 진행하던 리포터 겸 아나운서 김이선씨는 이날 집회에서 “(파업 이후) 방송에 참여했던 지난 3주 간 열심히 파업하던 동료들을 마주칠 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며 “녹화방송이라는 비정상적인 방송을 강행해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MBC본부 조합원들 앞에 서니 마음이 후련하다”며 “MBC를 사랑하는 마음, 공정방송을 위하는 마음은 똑같다고 자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연국 본부장은 10월 총파업 투쟁에 동력을 불어넣기 위해 김장겸 사장을 포함한 MBC 경영진,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사진에 대한 비위 사실을 이번 주부터 폭로하겠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가 김 사장 등 MBC 전·현직 경영진 6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것과 관련해 MBC본부 조합원 15명은 참고인 신분으로 서부지검 출석 요청을 받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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