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가 마무리되는 오는 10일부터 ‘이명박 정부 국정원 적폐 수사’가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는 “MB의 총애를 받으며 국정원의 수장을 지낸 원세훈 전 원장이 지난달 26일부터 다시 피의자로 검찰조사를 받고 있다”며 “거기서 딱 '한 칸'만 올라가면 MB”라고 지적했다. 국정원장은 대통령에게 배석자 없이 ‘독대 보고’를 한다.

9일 전국단위종합일간지 1면엔 MB 국정원의 정치 공작 행위가 추가로 확인된 사실이 실렸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검찰은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하하는 논평을 내도록 보수단체에 청부한 정황”을 포착했다. 2009년 4월 경 국정원 심리전단이 보수단체 ‘대한민국 선진화개혁추진회의’ ‘뉴라이트 전국연합’ 간부들과 상의해 노 전 대통령 및 민주당을 폄훼하는 논평을 내게 했다는 것이다.

▲ 9일 한국일보 1면
▲ 9일 한국일보 1면

논의 시점은 대검 중수부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과 노 전 대통령 측의 금품수수 정황을 확인하기 위해 권양숙 여사와 노 전 대통령의 장남 노건호씨를 소환할 무렵이었다. ‘뉴라이트 전국연합’은 당시 “노무현이라는 ‘불량 대통령’을 배출한 민주당은 국민 앞에 석고대죄를 해야 한다”며 “무능하고 독선적이고 부패하고 치사하기까지 한 ‘불량 대통령’을 내놓아 5년 내내 국민들을 고통 받게 하더니, 이제는 부패스캔들로 국민들이 외국인들 앞에서 얼굴을 들 수 없게 만들었다”고 논평했다.

한국일보는 “이 단체들 배후에는 국정원이 있었다”며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전담 수사팀은 이들 단체와 국정원 심리전단 측이 해당 내용을 논의한 내용이 담긴 이메일 등을 확보,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지적했다.

MB 국정원은 보수단체를 앞세워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을 취소해달라는 청원을 모의하기도 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 ㄱ씨와 보수단체 간부 ㄴ씨가 주고받은 e메일을 압수해 분석한 결과 이들이 김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노벨상 취소를 위해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에 청원서를 보내는 방안을 상의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보수단체는 김 전 대통령 서거 직후 논평을 통해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역감정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반헌법적 6·15공동선언을 통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훼손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2010년 3월 김 전 대통령 정신을 계승하자는 취지로 사단법인 ‘행동하는 양심’이 출범했을 때 “김 전 대통령은 6·15공동선언을 통해 헌법 정신에 반하는 연방제 통일에 합의했던 사람”이라며 “노벨 평화상을 받기 위해 부정한 공작과 거래를 자행했다는 의혹을 받는 사람”이라고 매도했다.

한편 검찰은 우파단체를 동원해 선거·정치에 개입한 국정원의 ‘오프라인 여론조작’과 관련해 구체적인 활동비 내역 자료를 국정원에 요청했다. 한겨레는 검찰이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2011년 국정원이 우파 단체를 움직여 중앙 일간지에 여당과 정부를 지지하고 야당을 비판하는 광고를 내고 관련 집회를 벌였다는 의혹과 관련해 최근 국정원에 총 자금집행 규모 관련 자료 등을 요청“한 사실을 확인했다.

앞서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는 국정원이 2010년 11월부터 두 달여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과 관련해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문화일보 △국민일보 등 5개 신문사에 우파단체 명의로 시국광고를 게재하며 쓴 돈이 5600만원이라고 밝혔다. 한겨레는 “검찰 내부적으로는 이는 일부일 뿐 국정원이 온라인 활동보다 오프라인에 투입한 활동비 규모가 더 클 것으로 보고 국정원에 관련 자료 전부를 요청한 것”이라 평가했다.

▲ 9일 삼계탕
▲ 9일 경향신문 1면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은 지난 7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및 위증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민 전 단장은 2010년 12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원세훈 전 국정원장 지시를 받아 ‘민간인 댓글부대’로 알려진 사이버 외곽팀을 운영하면서 불법 선거운동과 정치관여 활동을 하도록 하고 수백 차례 모두 52억5600만원을 지급해 국고에 손실을 입힌 혐의를 사고 있다. 2013년 9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원 전 원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외곽팀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고 한 것에 대해선 위증 혐의가 적용됐다.

경향신문은 “30년 ‘국정원맨’ 민병주의 몰락”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민 전 단장의 기소 사실을 다뤘다. 민 전 단장은 1984년 1월 안전기획부(현 국정원) 소속 특정직 7급 공무원으로 임용돼 30년 넘게 국정원에서 일했다.

한미 FTA 개정 국면에 “한국, 독자적 통상 모델 구축” 목소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개정 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언론은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한국 측 통상교섭본부와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4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한·미 FTA 2차 공동위원회 특별회기를 열고 FTA 개정 절차를 밟기로 합의했다. 본격적인 협상은 이르면 올해 말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는 당장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개정 국면을 맞으면서 자동차와 철강 업계는 전전긍긍하고 있다”며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추후 개정 협상의 ‘1차 타깃’이 될 것으로 알려지자 난감한 표정”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협상 테이블에서 ‘관세 부과’와 ‘비관세 장벽 폐지’라는 두 가지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예상”되는데 무관세가 적용된 자동차 분야에게 “관세 부활은 그만큼 가격 경쟁력을 잃는 것”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겨레는 “철강 산업은 이미 미국의 강도 높은 수입 규제를 받고 있다. 지난 3월 미국 상무부는 한국산 후판에 반덤핑 관세와 상계관세 11.7%, 한 달 뒤 한국산 유정용 강관에 최대 24.9%의 관세를 물렸다”며 “철강 업계는 개정 협상에서 미국의 적자를 이유로 추가 관세가 부과될 경우 수출에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 9일 중앙일보 3면
▲ 9일 중앙일보 3면

중앙일보는 ‘세이프가드(긴급무역제한) 절차’ 돌입 등을 종합해 “트럼프 행정부의 ‘코리안 배싱(bashing: 때리기)’”을 지적했다. 미국은 1월 한국산 가소제(플라스틱 첨가물)에, 2월에는 합성고무에 반덤핑 관세를 예비 판정했다. 한국 제품이 헐값에 수출됐다고 보고 징벌적 관세를 매기겠다는 취지다.

4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한국 등 수입 철강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사 명령을, 5월에는 태양전지, 6월에는 폴리에스테르 단섬유에 대한 반덤핑 조사 명령을 내리는 등 매달 새로운 무역 제재 이슈가 나왔다. 이어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삼성·LG전자 등 한국 세탁기 수입으로 미국 세탁기 업계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판정”하며 세이프가드(긴급무역제한) 절차를 밟기 시작한 것이다.

중앙일보는 “통상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가 미국 정부 의중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면서 “늦었지만 수세를 공세로 전환할 카드를 면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조언을 전했다. 안세영 교수는 8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어차피 전자상거래 등 바뀐 무역 여건을 반영하기 위해 협정 개정은 필요했다”며 “개정을 두려워하기보다 협상에서 우리의 요구사항을 미국에 역제안할 수 있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통상전문가인 송기호 변호사는 8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안보에 편승하는 한 통상의 독자적 논리 전개는 어렵다”며 “트럼프 탓만 하지 말고 경제민주화를 뒷받침할 통상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여정 초고속 승진, 北 노동당 세대교체 명확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7일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2차 전원회의에서 결정한 인사 발표를 두고 ‘세대교체’ ‘김정은 당으로의 개편’ 등의 평가가 제기된다.

▲ 9일 조선일보 4면
▲ 9일 조선일보 4면

김 위원장은 자신의 여동생이자 ‘백두혈통 2인자’인 김여정을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에서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파격 발탁했다. 최룡해 당 중앙위 부위원장으로 재선출되며 8개의 보직을 꿰차 당·정·군 전반에 막강한 권한을 가진 실세로 부상했다. 북한은 이어 노동당 최고 정책결정기관인 정치국 위원 5명과 후보위원 4명을 새로 뽑았고, 이전에 노동당 비서 역할을 한 당 중앙위 부위원장에 6명을 새로 선출했다.

김여정은 2016년 5월 7차 당대회에서 당 중앙위원이 된 지 1년 5개월 만에 정치국 후보위원이 됐다. 한겨레는 “김여정은 7차 당대회 때 김정은 곁에서 축하 꽃다발을 직접 받아 챙기는 등 김정은이 참석하는 주요 행사에 등장해 존재감을 과시해왔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대대적 인사와 함께 경제·핵개발 병진노선 추진을 재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당이 경제 건설과 핵무력 건설의 병진노선을 틀어쥐고 주체의 사회주의 한길을 따라 힘차게 전진하여 온 것이 천만번 옳았으며 앞으로도 변함없이 이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레는 “자신의 핵 폭주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견디기 위해 내부 결속을 다지는 동시에 노동당을 명실공히 ‘김정은 당’으로 개편하기 위한 체제 정비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고 보도했다.

아래는 9일 조간 전국단위 주요종합일간지 1면 머릿기사다.

경향신문 “[트럼프발 통상압력]미 통상전략에 밀려 ‘한·미 FTA’ 수술”

국민일보 “수입 늘어난 개인, 해외서 펑펑… ‘소득주도 성장’ 복병되나”

동아일보 “일제가 왜곡한 한글 맞춤법”

서울신문 “[단독] 공문서 외국어 범벅…한글 홀대하는 정부”

세계일보 “사드 이어 통상쓰나미…한국 경제 ‘사면초가’”

조선일보 “트럼프 "北엔 단 한가지 수단뿐"

중앙일보 “[단독] 93세 카터 방북 추진 … 김정은과 면담 희망”한겨레 “간첩 누명이 갈라놓은 50년 꿈에 그리던 첫사랑을 만나다”

한국일보 “[단독] MB국정원 '노무현 비하' 공작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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