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적폐 청산에 대해 이명박 전 대통령이 처음으로 직접 입을 열었다.

이 전 대통령은 28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안보가 엄중하고 민생 경제가 어려워 살기 힘든 시기에 전전 정부를 둘러싸고 적폐 청산이라는 미명 하에 일어나고 있는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면서 “이러한 퇴행적 시도는 국익을 해칠 뿐 아니라 결국 성공하지도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은 “때가 되면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이 난관을 극복하고 중단 없이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요즈음 나라를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나도 그 중의 한사람”이라고 밝혔다.

▲ 이명박 전 대통령. ©연합뉴스
▲ 이명박 전 대통령. ©연합뉴스
이 전 대통령은 또 북한의 핵 도발로 한반도에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어느 누구도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평화를 바라거든 전쟁에 대비하라는 경구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의 적폐 청산을 ‘퇴행적 시도’라고 비판한 이 전 대통령에 대해 김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적폐 청산은 퇴행이 아니라 역사의 순리이자 국민의 뜻”이라고 반박했다.

김 대변인은 “평화를 바라는 마음은 우리 대한민국 국민 누구라도 한결같은 마음이고 지난 정권 교체 과정에서 국민의 요구는 적폐를 청산해 ‘재조산하’(再造山河·나라를 다시 만들다)하라는 뜻이었다”며 “이 전 대통령이 드러난 진실만으로도 법적 심판을 받아야 할 사안을 전면 부정하는 것은 국민의 뜻에 전면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본인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이다.

한가위를 맞아 국민 여러분의 가정과 일터에 두루 평안과 행복이 깃드시길 기원합니다. 요즈음 나라를 걱정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저도 그 중의 한사람입니다.

수출기업이나 소상공인, 자영업자 할 것 없이 모두가 어렵고,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 도발이 한계상황을 넘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용인해서는 안 됩니다. 국제사회의 제재도 날로 강해지고 있습니다. 이 땅을 둘러싸고 긴장이 높아지면서 나라의 안위가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고 있습니다. 어느 누구도 전쟁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평화를 바라거든 전쟁에 대비하라는 경구를 되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국민의 단합이 필요합니다. 국민이 하나로 뭉치면 어느 누구도 감히 대한민국을 넘보지 못합니다.

안보가 엄중하고 민생 경제가 어려워 살기 힘든 시기에 전전 정부를 둘러싸고 적폐청산이라는 미명 하에 일어나고 있는 사태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퇴행적 시도는 국익을 해칠 뿐 아니라 결국 성공하지도 못합니다. 때가 되면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올해 추석 인사가 무거워졌습니다만 그럴수록 모두 힘을 내십시다. 대한민국은 이 난관을 극복하고 중단없이 발전해 나갈 것이라 믿습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