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가 일부 우파매체에 광고비를 몰아준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방문진으로부터 받은 ‘방송문화진흥회 홍보예산 집행 현황’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방문진은 미디어워치·뉴데일리에 각각 1100만원, 조갑제닷컴에 880만원을 집행했다. 이 매체들은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취임 이후 홍보예산이 집행된 6회 중 4회씩 선정됐다. MBC 자회사인 imbc를 제외하면 가장 많은 지원을 받은 것이다.

지난 25일 국정원 개혁위원회는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이 전국경제인연합회·삼성 등 26개 민간기업과 한국전력공사 등 10개 공공기관에 대해 미디어워치에 광고 지원을 하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미디어워치는 2009년 4월부터 2013년 2월까지 4억여 원의 광고비를 받았다.

고 의원에 따르면 방문진 사무처에서 1년에 집행하는 광고 홍보예산은 3500~4000만원 수준이다. 방송 관련 학술연구 등 사업공모를 위한 홍보비와 ‘좋은 방송을 위한 시민의 비평상’ 홍보비로 각각 2000여만 원 정도를 지출하고 있다.

▲ 최근 3년간 방문진 홍보예산 상위5위 현황. 자료=고용진 의원실 제공
▲ 최근 3년간 방문진 홍보예산 상위5위 현황. 자료=고용진 의원실 제공

고 의원에 따르면 2015년 4020만원의 홍보비 중 조갑제닷컴이 440만원, 뉴데일리와 미디어워치가 각각 275만원을 지원받았다. 2016년에도 미디어워치와 뉴데일리가 각각 550만원, 조갑제닷컴이 440만원을 지원받았다. 전체 홍보예산 3520만원 중에서 2200만원(63%)을 우파매체에 집중적으로 지원한 것이다. 자회사인 imbc를 제외하면 77%가 우파매체에 편중됐다.

고 의원은 “올해도 사업공모 홍보비로 5개 매체에 1485만원이 집행됐는데, 이 중 미디어워치, 뉴데일리, 미디어펜에 각각 275만원씩 집행됐다”며 “미디어워치와 뉴데일리는 고영주 이사장이 부임한 2015년 8월 이후 4회 연속 홍보매체로 선정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간 방문진 이사장과 사무처장이 독단적으로 광고 집행 매체를 선정하면서 공정성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지난 2015년 8월부터 공안검사 출신 고영주 이사장 체제의 제10기 방문진 이사회는 광고 효과와 방송 전문성 등을 무시하고 보수 매체 편향적인 광고 집행으로 국회 국정감사 과정에서도 지적을 받았다.

▲ 최근 3년간 방문진 홍보예산 선정 현황. 자료=고용진 의원실 제공
▲ 최근 3년간 방문진 홍보예산 선정 현황. 자료=고용진 의원실 제공

지난해 초 ‘백종문 녹취록 사건’이 불거져 인터넷매체 폴리뷰의 광고지원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공정성 시비가 계속되자 지난해 10월 이사회에서는 ‘방문진 홍보/광고 매체 선정의 원칙과 기준에 대한 건’이 결의사항으로 올라왔고, “특정매체에 광고를 몰아준다는 의혹에 대한 논란이 더 이상 없도록 사무처가 유념해서 집행”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지난 2월 다시 홍보예산 집행 편향문제가 제기됐다. 올해 방송 공익성 제고와 방송 관련 학술연구 및 사회공헌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방송진흥사업 공모를 시작하면서 광고 홍보 매체로 미디어워치·미디어펜·뉴데일리·오마이뉴스·iMBC 5곳을 선정했다. 광고 집행액은 오마이뉴스와 iMBC가 각각 300만 원, 나머지 세 곳은 250만 원씩이다. 당시 고 이사장은 미디어워치·미디어펜·뉴데일리 3곳에 광고를 집행한 이유에 대해 “(세 곳은) 공정한 매체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고 의원은 “그동안 방문진 이사장과 사무처장이 독단적으로 홍보매체를 선정하면서 공정성 시비는 끊이지 않고 있다”며 “공영방송을 관리감독해야 할 방문진이 특정 보수매체에 홍보비를 몰아주고 있다니 한심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들이 납득할만한 원칙과 기준을 세운 선정기준을 만들어 홍보비를 집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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