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 ‘2017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전문가 설문조사 결과 언론매체 분야에서 JTBC가 영향력․신뢰도․열독률 부문 모두 1위에 올랐다. ‘3관왕’은 최초다. 지난해 조사에서 신뢰도 1위에 올랐던 JTBC는 영향력과 열독률에서도 각각 KBS와 네이버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지난해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 국면에서의 보도 이후 JTBC를 중심으로 언론구도가 재편되었다고 볼 수 있는 지표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매체’(영향력) 순위는 1위 JTBC(57.7%), 2위 KBS(31.1%), 3위 네이버(22.5%), 4위 조선일보(22.2%), 5위 한겨레(8.4%), 6위 MBC(7.9%), 7위 YTN(6.1%), 8위 중앙일보(5.2%), 9위 SBS(4.6%), 10위 다음카카오(4.5%) 순이었다. 지난해와 비교해 JTBC가 4위(27.5%)에서 1위로 급상승한 게 가장 눈에 띄었다. KBS는 1위(45.9%)에서 2위, MBC는 5위(14.9%)에서 6위로 내려갔다. 네이버는 3위 자리를 지켰지만 지목률이 33%에서 10.5% 포인트나 하락했다.

제목 없음-3.jpg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언론매체’(신뢰도) 순위는 1위 JTBC(55.8%), 2위 KBS(18%), 3위 한겨레(13.2%), 4위 네이버(10.5%), 5위 조선일보(9%), 6위 경향신문(7.9%), 7위 YTN(6.2%), 8위 MBC(5.8%), 9위 SBS(3.8%), 공동 10위 연합뉴스․다음카카오(2.5%) 순이었다. 지난해와 비교해 1위 JTBC의 지목률이 34.4%에서 21.4% 포인트나 상승한 반면 2위 KBS는 26.6%에서 8.6% 포인트, 3위 한겨레는 24%에서 10.8% 포인트 떨어졌다. JTBC와 함께 국정농단 보도를 주도했지만 소위 ‘한경오’ 프레임이 등장한 가운데 다수의 독자들에게 불신을 받았던 결과로 보인다.

‘가장 열독하는 언론매체’(열독률) 순위는 1위 JTBC(37.3%), 2위 네이버(33.4%), 3위 KBS(12.2%), 4위 조선일보(11.2%), 5위 다음카카오(9.9%), 6위 한겨레신문(9.8%), 7위 경향신문(6.1%), 8위 YTN(6%), 9위 중앙일보(5.5%), 10위 MBC(3.8%) 순이었다. 지난해와 비교해 JTBC가 2위(22.6%에)에서 1위로 올라섰고, 네이버가 1위(26.3%)에서 2위로 내려갔다. 이 같은 JTBC의 전 방위적인 ‘약진’은 역설적으로 KBS·MBC 등 공영방송의 추락을 보여주는 지표가 되고 있다.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순위에서는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이 지목률 85.2%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손 사장은 13년째 정상을 지키고 있다. 지목률도 매년 상승하고 있다. 2013년 40%대였던 지목률은 2014~15년 60%대, 2016년 70%대, 올해는 80%대로 올라섰다. 조사가 무의미할 정도의 비현실적 수치다. 손 사장은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MBC <백분토론>을 진행하며 2004년부터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이 되었다.

▲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 ⓒ사진공동취재단
▲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 ⓒ사진공동취재단
손석희 사장에 대한 지목률 집중은 역설적으로 ‘포스트 손석희’의 부재, 즉 손석희 이후 언론계에 다가올 신뢰도 위기의 징후이기도 하다. 손 사장은 시사저널과 인터뷰에서 “뉴미디어가 넘쳐나고 1인 미디어까지 성황이어서 정보를 얻는 통로가 다양하다 보니 레거시 미디어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다만, 그럼에도 전통적 저널리즘의 정신을 폄하할 수는 없다. 그건 본질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걸 지켜가다 보면 언론의 신뢰도 점차 다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JTBC 보도와 관련, “세월호 참사나 국정원 댓글 사건, 국정원 해킹 의혹, 4대강 문제(보도) 등이 모두 정권 앞에선 쉽지 않은 일이었다고 본다. 최순실 태블릿PC 보도는 그 연장선상에 있었다. 우리는 그것이 우리 사회가 꼭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슈라고 판단되면 끝까지 놓지 않으려고 했다”고 밝혔다. 손 사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이재용 부회장과의 독대에서 나왔다는 말(손 사장 그만두게 하라)도 그 직후에 회사 고위층을 통해 다 들었다. 삼성 통해서 우리 뉴스에 간섭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자체가 난센스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MBC와 KBS 총파업에 대해선 “파업이란 것이 시작하긴 쉬운데 끝내기가 어렵다는 말이 있다. 모쪼록 그 끝에 가서는 훗날 다시 파업에 들어가는 일이 없도록 잘 마무리됐으면 한다. 내 동기들이야 모두 회사를 떠났지만, 내 바로 밑의 후배들은 젊은 시절부터 지금 머리가 반백이 돼서도 파업현장에 있으니 그 광경을 보는 나도 착잡하다”며 응원했다.

이번 조사는 <시사저널>이 칸타퍼블릭(구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10개 분야(행정관료·교수·언론인·법조인·정치인·기업인·금융인·사회단체인·문화예술인·종교인 등 각 분야별로 100명씩)의 전문가들 총 1000명을 대상으로 8월7일부터 8월29일까지 전화여론조사로 실시했다. 응답은 최대 3명까지 복수응답을 허용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