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택 여수 MBC 사장이 ‘5·18 북한군 개입설’을 사실이라고 주장했다는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지역사회가 들끓고 있다. 광주 5월 단체들은 지난 25일 여수 MBC를 항의 방문하고 심 사장의 사과를 촉구했다. 이에 심 사장은 “증거를 가지고 오라”며 사과를 거부했다.
앞서 22일 5월 단체들은 “심 사장이 올해 5월 하순께 회사 관계자와 식사 자리에서 ‘전두환 회고록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그도 피해자라고 생각한다. 전두환 입장에서 본 5·18 기록도 인정받아야 하고, 북한군 개입설은 팩트’라고 발언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심 사장이 ‘이순자 회고록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세간 평가에 비해 괜찮은 사람 같다’며 전두환 부부 회고록 읽기를 회사 관계자에게 권유했다”고 주장했다.
심 사장은 이 자리에서 ‘5·18 북한군 개입설 팩트’ 발언에 대해 “그런 말한 적 맹세코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심 사장은 전두환 회고록에 대해 “독자로서 단순한 호기심으로 책을 읽었다”며 “제가 전두환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고 해서 전두환 생각에 동조하는 것은 아니다. 독자로서 책 한 권 읽은 것뿐”이라고 말했다. 심 사장은 “5·18 북한군 개입설 발언이 사실이면 사퇴하겠다”며 “증거를 가지고 오라”고 반박했다.
지역 언론 비판도 매서웠다. 광주일보는 25일 사설을 통해 “우리는 그동안 일부 세력들의 5·18 왜곡과 폄훼를 봐오면서 ‘정신 나간 이들의 헛소리’ 쯤으로 생각해온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번 심 사장의 황당한 발언을 보면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아직도 전두환의 추종 세력으로서 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고 비판했다.
박광수 전국언론노동조합 여수MBC지부장은 “이미 ‘5·18 북한군 개입설’은 팩트가 아니라는 것이 팩트다. 공영방송사 사장으로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선정 절차와 검증 과정 없이 선임되는 지역 MBC 낙하산 사장 체제의 문제점을 극명하게 드러낸 사례”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심 사장이 여수 MBC 사장으로 부임한 뒤에도 “그 많은 돈을 들여 세월호를 왜 인양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발언하는 등 논란을 지속적으로 일으키고 있다고 고발한 바 있다.
한편, 미디어오늘은 지난 22일부터 심 사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심 사장은 연락을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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