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MBC 해직PD(현 뉴스타파 앵커)가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이 기획한 공영방송 장악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 PD는 26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의 사랑을 받던 공영방송을 권력이 자신이 원하는 목소리 내지 않는다고 완전히 망가뜨린 이 역사가 이번 수사를 통해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도록 발본색원했으면 한다”고 심경을 밝혔다.

▲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최 PD는 이어 “개인적으로 PD수첩에서 프로그램을 맡아서 진행을 하다가 마침내 쫓겨나고, 이해가 가지 않는 이유로 해고되고, 그런 과정 속에 단순히 김재철 (전 사장) 같은 방송사 경영진의 뜻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항상 느끼고 있었다”며 “검찰이 나를 부르는 거 보니 국정원, 결국 청와대가 다 연결됐다고 보는데, 그 배후에 있는 진실이 드러나고 있는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최 PD는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 기간 ‘공영방송 장악’ 문건을 작성한 국정원을 향해 “국정원이 국민의 정보기관으로서, 국민의 기관으로서 역할을 하지 않고, 대통령 개인 정보 기관으로서 역할을 했고 그것이 대한민국에 미친 상처라는 건 어마어마하다고 생각한다”며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포함해 이명박 전 대통령, 원 전 원장과 청와대에서 연락하면서 업무 지시를 내린 모든 책임자들이 처벌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 PD는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에 “영화 ‘공범자들’을 만들면서 최종 시나리오가 뭐였을까 과연 궁금해했다. 최종 시나리오 작성자는 결국 대통령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대통령 지시 없이 단순히 국정원장 자신이 알아서 했다? 혹은 홍보수석이 알아서 했다? 이건 정말 제가 듣도 보도 못한 거짓”이라고 비판했다.

최 PD는 지난 2012년부터 단행된 MBC 내 부당노동행위 등에 대해 “(검찰이 제시한) 자료 내용에 따라 MBC의 많은 구성원들과 논의해서 한꺼번에 고소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며 “저희는 진실을 가급적 밝혀야 하고 처벌해야 하는 입장으로,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블랙리스트 사건 수사팀은 26일 ‘국정원 공영방송 장악 시도’ 문건에 적시된 MBC 관계자를 줄줄이 소환했다. 오전 10시 출석한 최 PD를 시작으로 이우환 MBC PD가 오후 2시, 정재홍 전 PD수첩 작가가 오후 4시 검찰에 출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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