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방문진)에 대한 검사·감독에 착수한 방송통신위원회가 KBS 파업 사태와 관련해 이인호 KBS 이사장을 만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인호 KBS 이사장은 25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방통위 관계자들과 만나기로 했느냐’는 질문에 “현재 얘기 중”이라며 “이번 달 말이나 다음 달 초로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어떤 이유로 만나게 되는 건가’라는 질문에 대해선 “모르겠다”면서도 “이야기할 것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BS 양대 노동조합(KBS 노동조합·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총파업이 20여 일이 지나며 파업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고 고대영 KBS 사장과 이 이사장 퇴진 요구가 거세지는 등 KBS 현안을 두고 방통위와 이 이사장 간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 지난 3월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왼쪽)과 이인호 KBS 이사장이 축사 후 토론을 듣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지난 3월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왼쪽)과 이인호 KBS 이사장이 축사 후 토론을 듣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방통위는 앞서 MBC 관리·감독 기관인 방문진에 오는 29일까지 방문진 현황 및 MBC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검사·감독을 방해하는 경우 민법에 따라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고 명시하기도 했다. MBC 정상화를 위한 방통위의 방문진 관리·감독이 본격화한 것이다.

방문진이 방통위에 제출해야 할 문건 목록에는 △고영주 이사장을 포함해 방문진 법인카드 및 업무추진비 사용 현황 △국내외 출장 여비 집행 현황 △예산 집행 관련 결재 서류 및 회계 장부 등 ‘방문진 일반 현황 내용’ △MBC 사장 추천 및 해임 관련 자료 일체 △방문진 이사회의 MBC 사장 등 임원 출석 요구 관련 현황 △MBC 관계사에 대한 감사 관련 자료 일체 등 ‘MBC 경영에 대한 관리 및 감독 사항’이 포함됐다.

이 밖에도 방통위는 방문진 이사회 소집이나 의결 및 승인 사항에 대한 자료와 2012년 이후부터의 이사회 회의록과 속기록 자료 일체를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은 25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검토해봐야 할 것 같다”며 “현재 방통위에 방문진에 대한 검사권이 있다는 설과 없다는 설이 나뉘어 있다. 나 혼자 결정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이사회를 열어서 결정해야 하는데 여권 이사(구 야권)들이 강력하게 반대해 임시 이사회는 열리기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방문진 안팎에서는 구 여권 이사들이 임시 이사회를 개최해 사실상 자료제출을 거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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