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숙 MBC 편성본부 특임국장이 외주제작사 제작진에게 내뱉은 욕설이 지난 19일 공개되면서 파장이 커진 가운데 MBC가 ‘리얼스토리 눈’ 폐지를 결정했다. 이 국장은 MBC ‘리얼스토리 눈’의 책임PD(CP)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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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이 국장이 주관하는 21일 마지막 시사(717회)를 끝으로 프로그램이 폐지될 예정이다. 지난 2014년 3월부터 시작해 약 3년 6개월 만의 종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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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독립PD협회와 한국방송영상제작사협회가 공개한 녹음파일에 따르면 이 국장은 외주제작사 제작진들에게 “섹스하다가 여자가 막 헐레벌떡 침 흘리면서 흥분해, 근데 깨는 소리하는 거야 저게. 그런 그게 사정이 되냐? 어? 왜 느낌을 못살려 느낌을”, “해 오는대로 적당히 내버려두고 월급 받아 처먹고 사니까 좋냐?” 등의 막말을 했다. 미디어오늘은 이에 대한 입장을 이 국장에게 물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

이에 MBC PD협회, 한국PD연합회는 각각 성명을 내 이 국장을 비판하며 퇴진을 요구했다. 또한 이 국장의 행태를 용인한 현 MBC 경영진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었다.

한국독립PD협회와 한국방송영상제작사협회는 MBC경영진에 ‘리얼스토리 눈’ 관계자를 중징계하고, 관계자들은 그간 프로그램을 제작한 모든 제작진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MBC가 향후 이런 갑질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국장에 대한 징계보다 프로그램 폐지가 먼저 논의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익명의 독립PD는 “프로그램만 폐지하고 이 국장에 대한 징계나 재발방지 대책없이 은근슬쩍 넘어갈까 우려스럽다”며 “예상했지만 이렇게 문제를 넘어가려고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MBC의 한 관계자는 “아직 이 국장에 대한 징계 논의는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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