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이 19일 홍가혜씨와 관련된 자사 보도의 상당수가 오보였다고 인정한 뒤 홍씨에게 공식 사과했다. 홍가혜씨는 사과를 듣기까지 1251일이 걸렸다고 밝혔다.

홍가혜씨는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잠수지원활동을 위해 팽목항에 간 뒤 4월18일 MBN과 인터뷰하며 논란의 대상이 됐다. 당시 홍씨는 “언론 보도되는 모습과 실제 모습은 다르다”, “지원해준다고 했었던 장비며 인력이며 배며 다 지원이 안 되고 있다”, “구조대원이라는 사람이 한다는 말이 여기는 희망도 기적도 없다 그런 말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홍씨는 해경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돼 101일간 수감생활을 해야 했으나 결국 무죄 판결을 받아냈다. 이 과정에서 스포츠서울은 홍씨를 두고 ‘아니면 말고’식의 무차별적 허위·왜곡보도에 나섰던 사실을 인정했다.

스포츠서울은 2015년 1월19일 “홍가혜, 과거 ‘걸그룹’ 사촌언니 사칭설…정체가 뭐야?”, “홍가혜, 과거 연예부 기자 사칭 B1A4와 인증샷?…우리도 어이없어”, 2015년 3월25일 “홍가혜, 과거 인터뷰 발언 다시 보니…‘연예부 기자’ 사칭까지?”, “홍가혜, ‘여기자 사칭’ 후 男 아이돌과 사진을?…멤버들 어이없어”, “홍가혜, 과거 女가수 사촌언니 사칭까지? ‘대박’”, “홍가혜, 야구선수 애인 행세하며 가짜 임신 소동까지”, “홍가혜, 압구정백야보다 기 막히는 화려한 전적 ‘놀라움의 연속’” 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렸다.

당시 스포츠서울은 홍가혜씨가 △B1A4콘서트에서 연예부 기자를 사칭하고 사진을 찍었으며 △ 과거 SNS를 통해 티아라의 전 멤버 화영의 사촌언니라고 주장하였으며 △다수 야구 선수들의 여자 친구라 밝히고 애인 행세를 했으며 △사망한 모 야구선수와 일면식이 없음에도 자신의 통장으로 관련 모금을 진행했으며 △도쿄 거주 교민 행세를 했다는 내용 등을 보도했다.

그러나 스포츠서울은 19일 밝힌 입장문을 통해 “위 내용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 홍가혜씨. ⓒ이하늬 기자
▲ 홍가혜씨. ⓒ이하늬 기자
홍가혜씨는 △WM엔터테인먼트 박동주 실장의 지인과 함께 공연을 보고 공연 후 박 실장의 소개로 기념사진을 촬영하였을 뿐 여기자를 사칭한 적이 없으며 △티아라 전 멤버 화영의 사촌언니라고 주장한 적이 없음에도 홍가혜씨가 화영의 사촌언니라는 기사가 나오자(2012년 8월1일 스포츠조선 “티아라 화영 사촌언니 ‘KIA 진해수 여친’ A급 몸매”) 언론사에 먼저 연락하여 정정 보도를 했고(2012년 8월3일 중앙일보 “기아 진해수 선수 여친, 화영 사촌언니 No”) △다수의 야구 선수들의 여자 친구라고 거짓 애인 행세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또 △야구 팬으로서 고(故) 이두환 선수를 위한 모금을 도왔을 뿐 자신의 통장으로 모금을 진행한 적이 없고 △2007년경부터 2011년경까지 도쿄에서 외국인등록증을 발급받고 실제 교민으로 거주하던 중 우연히 인터뷰를 하게 된 것일 뿐 도쿄 거주 교민을 사칭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스포츠서울은 이 같은 홍씨의 입장을 전한 뒤 “세월호 현장에서 해경의 구조 활동 책임이라는 공익적 사안과 무관한 사생활에 관하여 인터넷에서 떠도는 허위 사실을 충분한 사실 확인 없이 수차례 보도했고 이로 인해 홍가혜씨는 ‘거짓말쟁이’로 인식되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자살 시도를 할 정도로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는 물론 악플과 협박 전화에 시달렸고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스포츠서울은 “언론사로서 정확한 사실 확인 하에 보도 대상자의 명예권과 인격권을 존중하면서 보도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배하여 작성된 잘못된 기사로 홍가혜씨와 홍가혜 씨의 가족들에게 큰 피해와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어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구조 촉구 인터뷰를 한 홍가혜씨에 대한 가십성 보도를 통해 재난보도준칙을 어긴 점에 대해 세월호 참사의 피해자가족 여러분과 국민들께 죄송스러운 마음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과문과 관련, 홍가혜씨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를 받기까지 1251일이 걸렸다. 세월호 참사 이후 ‘사칭녀’, ‘허언증녀’, ‘사기꾼’, ‘종북 빨갱이’란 딱지가 붙었다. 그 마녀의 딱지를 붙인 건 국가기관이었고 언론이었다”며 심경을 밝혔다. 홍씨는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 수 없었던 시간이었기에 그 상실의 고통은 말로 다하지 못한다”며 “정말 많은 것을 잃어버린 시간”이라고 밝혔다. 홍씨는 세월호 참사 이후 소위 ‘거짓인터뷰’로 해경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으며 언론의 허위·왜곡 보도와 함께 인격살인에 가까운 악플에 시달렸다.

홍씨는 2015년 3월 1심 명예훼손 재판 무죄판결 이후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감옥에서 나온 다음에 죽으려고 했었다”며 비참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당시 홍씨는 “언론은 무죄 판결 이후에도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진 루머를 기사로 쓰고 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관련인터뷰=홍가혜 “10분 인터뷰로 27년 인생 뒤바뀌어”)

홍가혜씨는 현재 자신과 관련한 오보를 두고 20여곳의 언론사와 민사소송을 진행중이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