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국방부 장관의 문정인 외교안보특보 공개 비난과 관련해 청와대가 엄중 주의조치를 내렸다. 국방부는 이 같은 입장이 나오자 유념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9일 오전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송영무 국방장관의 국회 국방위원회 발언과 관련, 국무위원으로서 적절하지 않은 표현과 조율되지 않은 발언으로 정책적 혼선을 야기한 점을 들어 엄중 주의 조치했다”고 연합뉴스 등이 전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이날 오전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곧바로 짤막한 입장을 내놓았다. ‘새 정부 들어서 청와대가 처음으로 주무장관에게 엄중 주의 조치를 내렸는데 관련해서 국방부 입장을 밝혀달라’는 뉴시스 기자의 질문에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향후 유념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답변에 대해 세계일보 박수찬 기자는 “새 정부 출범한 지 이제 100일쯤 지난 상황에서 주무장관에게 첫 경고가 나간 것 치고는 입장이 너무 짧다고 생각하는데 ‘유념하겠다’는 뜻이 도대체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겠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해달라”고 했다.

문 대변인은 “이에 관련해서는 추후에 장관께서 또 입장을 표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아마 오늘 국회 질의도 있고 하기 때문에 그런 말씀하실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 기자는 “청와대에서 또 메시지가 나오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송영무 장관은 18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자신의 참수작전 발언이 부적절한 표현이라는 문정인 청와대 외교안보특보의 오마이뉴스 인터뷰에 대해 “부적절하지 않다”며 문 특보를 상대해선 안될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문정인 특보가 ‘한미연합 훈련 축소, 송영무 참수작전에 대해 상당히 부적절한 표현 쓴 것 같다, 북한이 가만히 있겠느냐’는 말도 안되는 얘기에 대해 왜 반응하고 있지 않는 것이냐”며 “활발히 토론해야 하는 것 아니냐. 대통령 특보라서 부담되나. 장관이 참수작전이라는 표현을 쓴 게 부적절한 거냐”고 따졌다.

그러자 송 장관은 “아니다”라며 “(자신의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특히 송 장관은 문정인 특보에 대해 “그분은 제가 입각하기 전에는 한두 번 뵌 적은 있지만 원래 자유분방한 사람이기 때문에 저 사람은 안보·국방 문제에서는 ‘상대해서는 안 될 사람이구나, 그냥 놔둬’(라고) 그랬다”며 “학자 입장에서 떠드는 것같은 입장이지 안보특보나 정책특보 같지는 않아서 개탄스럽다”고 비난했다.

▲ 문정인 특보가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우드로윌슨센터에서 오찬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 문정인 특보가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우드로윌슨센터에서 오찬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 송영무 국방부장관(왼쪽), 문정인 통일안보특보. 사진=노컷뉴스 자료사진
▲ 송영무 국방부장관(왼쪽), 문정인 통일안보특보. 사진=노컷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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