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MBC(사장 이진숙)가 노동조합 소속 기자 2명에게 내린 징계가 부당하다는 판정이 나왔다.

충남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는 지난 7일 대전MBC 경영진이 이교선·이승섭 기자에게 내린 징계가 부당하다고 결정했고, 이에 노조는 지난 8일 “부당징계 주도한 책임자와 공범자를 처벌하라”고 비판했다. 지노위는 노조가 요청한 부당전보·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에 대해서는 기각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대전지부(지부장 이한신)에 따르면 대전MBC 경영진은 지난 4월 이교선 기자와 이승섭 기자에 대해 각각 감봉 1개월,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이교선 기자는 7분 지각, 기사계획서 미제출 등을 지적받아 근무태만과 업무지시불이행을 사유로 징계를 받았고, 이승섭 기자는 당초 1부작으로 예정됐던 다큐멘터리가 윗선의 개입으로 2부작으로 변경됐고, 이 과정에서 무단결근을 한 것을 이유로 징계를 받았다고 대전지부는 전했다. 대전지부는 경영진의 이와 같은 행위가 노동조합원에 대한 보복성 징계라고 비판했고, 지난 6월 지노위에 구제신청했다.

대전지부는 이 사안의 핵심이 부당징계 부분이고 부당전보와 부당노동행위 부분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인정되기 어려운 사안이라 지노위가 노조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 해석했다.

▲ 최혁재 대전MBC 보도국장이 지난 7일 대전지역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사진=언론노조 MBC본부 대전지부 제공
▲ 최혁재 대전MBC 보도국장이 지난 7일 대전지역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사진=언론노조 MBC본부 대전지부 제공

대전지부에 따르면 지난 7일 지노위에 출석한 최혁재 대전MBC 보도국장은 위원들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했고 “저도 2012년 파업 당시 노조원이었습니다. 파업한 노조원의 심정을 잘 압니다”라고 진술했다. 하지만 대전지부는 그가 당시 노조에 가입했던 이유는 ‘홍성자사에서 공금횡령 의혹이 있었고 이를 덮기 위해서’라고 반박했다.

대전지부는 “징계의 칼을 휘두른 자(최혁재 보도국장)는 ‘이전에도 출퇴근 관리했냐, 본인도 잘 지키느냐’는 질문에 당황했고, ‘특집 지연 방송의 진짜 책임자에 대한 구색 맞추기식 솜방망이 징계가 실제 열렸느냐’는 질문에도 허둥지둥 댔다”고 이날 상황을 설명하며 “영원히 보직에 앉아 있을 것처럼 기세등등하던 자들이 자신의 안위를 위해 50년 넘은 회사 얼굴에 또 한 번 먹칠하는 부끄러운 장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전지부는 “어색한 유화책, 꼼수는 걷어치우고 정정당당하게 나와 사죄하라”며 “부당징계 주도한 책임자와 공범자를 처벌하라”고 주장했다.

대전지부는 지난 4월부터 ‘공영방송 MBC 정상화 및 언론부역자 이진숙 사장과 방송문화진흥회 김원배 이사, 최혁재 보도국장 퇴진운동’을 진행 중이다. 김원배 이사는 이진숙 사장이 대전MBC로 오는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대전지부는 방문진 이사 중 김 이사에 대한 퇴진운동에 힘을 쏟고 있다. 여기엔 각계 단체 89곳이 참여하는 ‘국민주권실현 적폐청산 대전운동본부’ 등 지역시민사회에서도 힘을 보태고 있다.

▲ 지난 8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돌마고 불금파티에 참석한 언론노조 MBC본부 대전지부. 사진=대전지부 제공
▲ 지난 8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돌마고 불금파티에 참석한 언론노조 MBC본부 대전지부. 사진=대전지부 제공

한편, 지난 4일 총파업에 돌입한 대전지부는 MBC총파업을 ‘언론장악시도’라고 비난한 자유한국당 규탄 기자회견을 오는 13일 한국당 대전시당 앞에서 열 예정이다. 오는 14일 춘천MBC에서 대전지부를 포함해 전국 MBC 구성원들이 모여 집회를 열 예정이다. 언론노조 MBC본부 춘천지부(지부장 최헌영)는 춘천MBC 사장인 송재우 퇴진운동을 진행 중이다.

오는 15일에는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첫 대전 돌마고(돌아와요 마봉춘 고봉순) 불금파티를 대전 둔산동에 위치한 갤러리아타임월드 로데오광장에서 오후 7시부터 진행할 예정이다. 대전지역에선 이진숙 대전MBC 사장과 함께 정지환 KBS 대전방송총국장에 대한 퇴진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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