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다큐멘터리 PD출신인 장해랑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교수가 EBS 사장에 임명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8일 오전 과천정부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장해랑 교수 EBS 사장 선임안을 의결했다. 장해랑 사장은 오는 11일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장해랑 사장은 1982년 다큐멘터리 PD로 KBS에 입사해 KBS1 편성팀장, KBS 프로듀서 협회장, KBS 비서팀 팀장, KBS JAPAN 사장 등을 지냈으며 한국PD연합회장, 한국PD교육원장을 역임했다. 대표작으로는 ‘추적60분’ ‘세계는 지금’ ‘KBS스페셜’ 등이 있다.

참여정부 때 춘추관장을 지낸 안연길 국회방송국장이 최종 면접자 명단에 오르면서 정치권 출신 인사가 선임될 가능성도 있었다. 그러나 방통위는 업계와 학계 경험을 갖춘 장 교수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 EBS 사옥.
▲ EBS 사옥.

장해랑 사장은  8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EBS는 콘텐츠 회사다. 콘텐츠 회사는 제작자율성을 주면 스스로 굴러간다”면서 “편성규약을 다시 만들고, 노사협의를 다시 하는 등 현장에 제작자율성을 넘기고 정치적으로 압력을 받지 않는 창작회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EBS에서 논란이 된 독립PD 갑질문제와 관련해 장 사장은 “독립PD는 EBS가 콘테츠를 만드는 데 정말 중요한 역량”이라며 편성에 독립PD존을 만드는 등 상생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 시대, 프로듀서와 프로그램을 묻다’의 저자이기도 한 장해랑 사장은 EBS의 ‘디지털 혁신’도 주요 과제로 강조했다. 그는 “넷플릭스를 보면 알 수 있 듯 미디어 시장이 변화하고 있다”면서 “콘텐츠를 모바일에 맞게 만들고 플랫폼도 온디맨드 스트리밍으로 만들어내는 게 EBS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EBS가 TV수신료 배분 및 지상파 UHD비용 부담 문제를 두고 KBS와 갈등 상황이라는 점에서 EBS 내부에서는 KBS 출신인 장 사장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장 사장은 오히려 자신이 KBS 출신이기 때문에 중재에 능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음은 장해랑 사장과 일문일답.

- EBS 사장에 지원한 이유는 무엇인가?

“정치쪽에는 기웃거린 적 없었고 사실 KBS에 기여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었다. 그때 EBS 사장 공모 공고가 떴고, 고민을 많이 했다. 내가 쌓아온 경력이 프로그램 제작이기 때문에, 프로그램에 더 집중할 수 있는 EBS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 것 같아 결정하게 됐다.”

- EBS 사장으로서 강조하고 싶은 점은?

“KBS와 MBC의 제작자율성이 무너져 있다. 콘텐츠 회사는 제작자율성만 조성하면 스스로 굴러간다. 나는 평생 동안 PD의 제작 자율성과 이에 따른 창조성을 강조해왔다. 현장에 자율성을 넘겨 좋은 콘텐츠 창작회사를 만들겠다. 이를 위해 편성규약을 다시 만들고 노사협의도 다시 할 것이다.”

- ‘디지털 시대, 프로듀서와 프로그램을 묻다’에서 디지털 환경변화에 따른 대응을 강조했는데, 이 같은 전략을 경영에도 반영할 것인가?

“콘텐츠를 모바일에 맞게 만들고 플랫폼도 넷플릭스처럼 온디맨드 스트리밍으로 만드는 게 EBS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명품 킬러 콘텐츠는 모바일 시대에 맞는 콘텐츠여야 한다. 해외 모바일 콘텐츠 실험을 많이 지켜봤고 적용할 수 있는 게 많다. 크로스미디어, 멀티플랫폼이라고 하는데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하고 이용하는 콘텐츠를 만들어 낼 것이다. 또, 시청자들이 어디서든 볼 수 있는 통합 플랫폼 서비스가 필요하다. EBS는 현재 앱, 웹, 온라인이 따로 돼 있다. 어떻게 묶을지는 고민하고 있다.”

- 현재 EBS는 KBS와 UHD송신설비, 수신료 배분 몫을 두고 갈등상황에 있다. KBS 출신이라는 점에서 내부 우려가 있다.

“오히려 KBS 제작과 기술, 경영파트의 사람들을 잘 안다는 점에서 그들과 EBS 실무진이 마음 터 넣고 얘기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MMS(지상파다채널서비스), UHD, 수신료 정책을 하는 데 있어 좋은 분위기가 형성되도록 할 것이다.”

- EBS의 독립PD 갑질 문제가 최근 불거졌는데, 해법이 있나.

“EBS가 만든 상생협력방안에서 더 나아갈 것이다. 지금 EBS는 적은인력과 예산을 갖고 있으면서 오히려 채널이 늘어난 상황이다. 이럴 때는 외부 역량과 함께 하는 게 중요하다. 독립PD들은 EBS가 명품 콘텐츠를 만드는 데 정말 중요한 역량이다. KBS에서도 독립PD들과 함께 해온 경험이 있다.  실무진과 협의해야 하겠지만 독립PD존 같은 걸 만드는 등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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