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세영 회장의 보도지침을 비롯한 대주주의 보도 개입 실태를 잇따라 폭로하며 방송사유화 분쇄 투쟁에 나선 전국언론노조 SBS본부는 지난 6일 긴급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어 SBS를 시청자, 국민의 품으로 되돌리기 위한 총력 투쟁에 나서기로 결의하고 참석 대의원 만장일치로 ‘리셋 SBS 투쟁 결의문’을 채택했다.

결의문에는 △SBS 소유와 경영의 완전하고 실질적이며 불가역적인 인적, 제도적 분리를 확립한다 △대주주와 경영진의 부당한 방송통제와 개입을 막아내고 방송 취재, 제작, 편성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완전히 확보한다 △대주주의 사익 추구를 위한 착취적 지배구조를 배격하며 SBS의 사업 및 수익구조를 시청자 이익에 최우선으로 복무할 수 있도록 근본적이며, 지속 가능하도록 정상화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 9월6일 전국언론노조 SBS본부 임시 대의원대회 모습. ⓒSBS본부
▲ 9월6일 전국언론노조 SBS본부 임시 대의원대회 모습. ⓒSBS본부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2008년 소유-경영 분리와 방송개입 중단을 선언했던 대주주의 대국민 약속이 완전히 파기됐다”며 “(결의문에 담긴) 투쟁 목표는 사실상 SBS 대주주인 윤세영-윤석민 부자의 경영일선 완전 퇴진을 요구하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SBS본부 노조는 점차 투쟁 수위를 높여갈 방침이다.

앞서 SBS본부 노조는 지난 5일 이명박·박근혜 정권 내내 윤 회장이 보도본부 간부들에게 보도지침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SBS본부는 윤 회장이 보도본부 부장 이상 보직자 전원을 소집한 오찬 자리 등을 통해 ‘박근혜 정권을 비판하지 말라’는 취지의 보도지침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터질 때까지 거듭 지시했다고 복수의 참석자에게 확인한 사실을 공개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윤 회장의 지시가 너무 노골적이어서 이를 메모해놨다고 했다. 해당 메모에 따르면 지난해 4월4일 보도본부 부장단 오찬 자리에서 윤 회장은 “대통령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박근혜 정부를 좀 도와줘야 한다”며 “나는 이런 말을 해도 된다”고 했다. 같은 해 9월 보도본부 일부 간부들을 대상으로 윤 회장은 “대통령에게 빚을 졌다”, “혜택을 받았다”고 말한 사실도 있다고 SBS본부는 전했다.

SBS본부는 윤 회장이 경영에 공개적으로 복귀한 직후인 지난 2015년 1월1일부터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JTBC 태블릿PC보도가 나온 지난해 10월24일까지 ‘8뉴스’ 보도를 전수 조사했다. 조사 결과 662일간 총 532건의 박근혜 청와대 관련 보도가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SBS본부는 “기사에 청와대 관련 비판은 실종됐고 단순동정 보도와 일방적인 박근혜 입장 전달로 점철됐다”며 “거의 매일 1꼭지 이상씩 ‘땡박뉴스’를 쏟아냈음이 통계적으로 입증되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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