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겸 힘내라“
”1노조 물러가라“

서울 마포구 고용노동부 서울서부고용노동지청(서부지청) 앞은 김장겸 MBC 사장이 출석하기 한 시간 전인 5일 오전 9시경부터 이미 50여명의 취재진과 20여명 김 사장 지지자 등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경찰병력도 100명 가까이 서부지청 건물 주변에 배치됐다.

이날 오전 9시47분 김 사장이 검은색 승용차를 타고 나타나자 김 사장 지지자들은 ”김장겸 힘내라“를 외쳤고, 한쪽에선 언론개혁시민연대 활동가 1명이 ”김장겸은 물러나라“고 외쳤다.

▲ 5일 서울 마포에 위치한 고용노동부 서부지청 앞에 김장겸 사장 지지자들이 김 사장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 5일 서울 마포에 위치한 고용노동부 서부지청 앞에 김장겸 사장 지지자들이 김 사장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서부지청 건물 앞에서 김 사장은 취재진들을 향해 ”공영방송의 수장으로서 언론자유와 방송독립을 어떻게 지킬까 고민이 많았다“며 ”취임 6개월밖에 안된 사장이 정권의 편인, 사실상 무소불위의 언론노조를 상대로 무슨 부당 노동행위를 했겠느냐. 왔으니 당당히 조사받고 가겠다“고 말한 뒤 조사받으러 들어갔다.

김 사장이 들어가자 김 사장 지지자들은 ”1노조 물러가라“는 구호를 연신 외쳤다. 1노조란 지난 4일부터 파업을 선언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김연국)를 말한다.

이날 오전 8시에 서부지청 앞에 도착했다고 밝힌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는 ”태극기 시위를 방송했다는 이유로 (MBC 경영진을) 탄압해선 안 된다“며 ”(김 사장이) 1노조를 집회법·노동법으로 고소하고 파면시키기를 국민들은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파업하면 잘라야 한다“며 ”강성노조를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 대표는 세월호 유족을 비난하고, 박근혜 탄핵을 반대하는 등의 활동을 해온 인물이다.

이날 참석자들은 ‘MBC 김장겸 사장 힘내라! 국민들이 있다’ ‘언론탄압 중단하라, 문재인 정권 물러나라’ 등의 피켓을 준비했다. 김 사장을 언론탄압의 피해자로 규정하고 문재인 정권과 언론노조가 부당하게 김 사장으로 공격하고 있다는 프레임을 사용한 것이다. 이들은 피켓을 자신이 직접 집에서 만들어왔다고 말했다. 

▲ 5일 오전 서부지청에 출석하고 있는 김장겸 MBC 사장. 사진=이치열 기자
▲ 5일 오전 서부지청에 출석하고 있는 김장겸 MBC 사장. 사진=이치열 기자

또 다른 참석자는 취재진을 향해 ”북한 핵실험 등 나라가 위급한데 왜 MBC 3노조와 경영진이 지탄받아야 하는지를 보도해달라“며 ”공정방송 사장들과 언론을 탄압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참석자들에게 주 대표와의 관계나 소속을 묻자 모두 ”단체 사람들이 아니라 혼자 왔다“고 말했다. 주 대표 역시 ”다 각자 따로 온 분들이라 서로 모른다“고 말한 뒤 다른 참석자보다 빨리 현장을 떠났다.

주 대표와 현장에서 얘기를 나누던 참석자에게도 ‘주 대표와 어떤 관계인지’ 물었다. 경기도 과천에서 이날 오전 8시30분경 서부지청 앞에 왔다고 밝힌 이 참석자는 ”태블릿PC보도 이후 태극기 집회에서 만났다“며 ”언론은 정권의 나팔수가 돼선 안 된다“는 말만 반복했다. 이어 ”MBC 8시뉴스가 공정한 방송인데 (김 사장이) 잡혀간다는 소식을 듣고 (서부지청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법원이 김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하자 엄마부대, 애국단체 대한민국구국채널 등 우파단체들은 지난 3일 여의도에 위치한 김 사장 집 앞에서 ”김장겸 사장을 지키자“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오는 6일 오전 서울 광화문에서 ‘문재인 정권 타도를 위한 거리행진’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