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수소탄으로 추정되는 ‘화성-14형 핵탄두’ 사진을 공개하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장착할 더 높은 단계의 핵무기를 개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북한의 핵무기연구소를 현지지도하는 모습으로 탄두 뒷면에 ‘<화성-14>형핵탄두(수소탄)’이라고 적힌 안내판이 서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보도에서 “핵무기연구소에서는 핵무기 병기화에서 일대 전환을 일으킨 데 대한 노동당의 전략적 의도에 맞게 최근에 보다 높은 단계의 핵무기를 연구제작하는 자랑찬 성과를 이룩했다”고 전했다.

이어 조선중앙통신은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동지께서 새로 제작한 대륙간탄도로켓 전투부에 장착할 수소탄을 보아주시었다”며 “우리의 핵과학자, 기술자들은 첫 수소탄시험에서 얻은 귀중한 성과에 토대하여 핵전투부로서의 수소탄의 기술적성능을 최첨단 수준에서 보다 갱신했다”고 주장했다.

▲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를 현지지도했다고 3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 연합뉴스
▲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를 현지지도했다고 3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 연합뉴스

수소탄의 성능과 관련해 통신은 “핵탄 위력을 타격대상에 따라 수십kt급으로부터 수백kt급에 이르기까지 임의로 조정할 수 있는 우리의 수소탄은 거대한 살상파괴력을 발휘할 뿐 아니라 전략적 목적에 따라 고공에서 폭발시켜 광대한 지역에 대한 초강력 EMP 공격까지 가할 수 있는 다기능화된 열핵전투부”라고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현지지도에서 “분열과 열핵장약을 비롯한 수소탄의 모든 구성요소들이 100% 국산화되고 무기급핵물질생산공정으로부터 부분품정밀 가공과 조립에 이르기까지 핵무기제작에 필요한 모든 공정들이 주체화됨으로써 우리는 앞으로 강위력한 핵무기들을 마음먹은 대로 꽝꽝 생산할 수 있게 되였다”고 밝혔다.

북한은 ICBM에 장착 가능한 수소탄 탄두를 공개하며 동북아 안보구도를 바꾸는 ‘게임체인저’로 부상하려는 의지를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

게임체인저란 기존 판도의 규칙을 추종하지 않고 새로운 게임 규칙을 만드는 중요한 행위자를 가리킨다. 북한의 ICBM과 핵탄두 개발에 ‘게임체인저’란 말이 따라붙는 이유는, 기존 동북아 안보지형의 규칙이 북한에 의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NPT 체제는 비핵보유국들이 핵공격을 받을 위험이 있음에도 핵보유를 포기하는 협정에 가입하는 것으로, 핵보유국들이 비핵보유국들을 공격하지 않는다는 약속 하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핵강국들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의 비토권을 갖고 있어 불특정 다수의 비핵보유국에 대한 안전을 확증할 수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완조치로 등장한 것이 바로 핵우산 개념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북한의 핵 공격 가능성에 직면하는 상황에선, 이른바 일본과 한국에 대한 개별적인 PSA(Positive Security Assurance, 적극적 안전보장)로서의 핵우산 제공이 불가능하다고 분석해왔다.

북한은 지난해 1월6일 4차 핵실험을 통해 “첫 수소탄 실험 성공”을 발표한 후 9월9일 5차 핵실험을 진행했고, 최근 ICBM 급 미사일인 ‘화성-14형’을 잇따라 발사해 미국에 대한 공격 능력을 과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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