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총파업 투표가 노조 사상 최고 찬성률로 29일 오후 가결됐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지난 24일부터 29일까지 전국 18개 지부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확대(총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29일 오후 7시 공개된 투표 결과를 보면, 재적 인원 1758명 가운데 1682명이 투표에 참여(총원 대비 투표율 95.7%)했고 투표 인원 가운데 파업에 찬성한 조합원은 1568명(반대 114명)이었다. 

찬성률 93.2%는 노조 역사상 최고치다. 지난 2010년 파업 찬성률 72.7%, 2011년 파업 찬성률 71.2%(투표 가능 인원 기준), 2016년 파업 찬성률 85.42% 등과 비교해도 압도적이다.

앞서 사측이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밝히고 일부 간부들이 “업무방해 행위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지만 투표율과 찬성률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 김연국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장이 지난 25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돌아와요 마봉춘·고봉순(돌마고) 불금파티’에서 MBC 총파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 김연국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장이 지난 25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돌아와요 마봉춘·고봉순(돌마고) 불금파티’에서 MBC 총파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언론노조 MBC본부는 이날 “역대 최고 수준의 투표율과 찬성률을 보여준 조합원들의 의지를 무겁게 받들겠다”며 “MBC 재건에 대한 구성원들의 절박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총파업에 송출 등 필수 인력을 전혀 남기지 않고 예외 없이 전 조합원을 참여시킬 예정”이라며 “이번 파업은 전례 없이 강도 높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30일 오전 11시40분 서울 상암동 MBC 로비에서 투·개표 결과를 공식 발표하고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파업 돌입 시기는 현재 조율 중이다.

한편, MBC는 29일 “이번 파업은 사실상 정치권력이 주도하는 파업”이라며 “정치권력의 ‘입맛에 맞는 경영진’을 구성하겠다는 정권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다. 이번 파업은 정치권력의 부추김에 고무된 거대 언론노조 MBC본부가 정치권력과 손잡고 방송을 장악하기 위한 정치 행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최악의 방송 중단 사태가 빚어지지 않도록 방송과 회사 운영에 필요한 필수 인력만은 현장에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며 “국민과 시청자와의 약속인 방송이 중단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신중하고 현명한 판단으로 흔들림 없이 맡은 바 업무 현장을 지켜내 주실 것을 사원 여러분께 간곡히 당부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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