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기자들이 28일 0시부터 제작거부에 돌입했다. KBS기자들은 서울 여의도 KBS신관에서 제작거부 출정식을 열고 무기한 제작거부에 돌입했다. 서울을 제외한 전국 KBS기자들이 소속된 전국기자협회와 전국촬영기자협회도 29일 0시부터 제작거부에 동참하기로 결의한 상황이다. 이를 감안하면 제작거부 기자들은 최소 470여명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KBS기자협회(회장 박종훈)는 “이미 KBS1TV 뉴스와 거의 모든 시사제작프로그램의 결방이 확정됐다”며 제작차질이 불가피해졌다고 밝혔다. 반면 KBS경영진은 이날 입장을 내고 “현재 결방이 결정된 것은 조수빈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경제타임’ 하나뿐”이라며 “KBS뉴스는 현재까지 차질 없이 정상적으로 방송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 KBS기자들이 8월28일 서울 여의도 KBS신관에서 제작거부 출정식을 열고 무기한 제작거부에 돌입했다. 사진=이치열 기자
▲ KBS기자들이 8월28일 서울 여의도 KBS신관에서 제작거부 출정식을 열고 무기한 제작거부에 돌입했다. 사진=이치열 기자
KBS기자협회는 제작거부 선언문을 통해 “이제 많은 시민들이 KBS뉴스를 믿지 않는다. 현실에 대한 자괴감은 현장에 있는 일선 기자들의 몫이 되어 있다. KBS 추락의 핵심은 고대영 사장에게 있다. KBS 뉴스가 추락한 9년 동안 고 사장은 보도국장과 보도본부장 등 보도본부 내 모든 요직을 거치며 뉴스와 조직을 망가뜨렸다”고 주장했다.

KBS기자협회는 “고대영은 보도국장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와 용산 참사 보도,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 검증 보도에 이르기까지 KBS저널리즘을 순식간에 조롱의 대상으로 만들었다. 기자협회의 93%가 불신임했던 그가 2011년 보도본부장에 올랐을 때에는 청와대 외압설이 떠돌았고, 민주당 도청 의혹 사건의 배후로 지목받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날 출정식에서 “우리의 최종 목표는 시청자들이 신뢰하는 KBS뉴스를 복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여전히 KBS뉴스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KBS정상화는 MBC정상화만큼 중요하다”며 “늦어도 9월말 까지는 고대영 사장 내보내고 공영방송 정상화 되게끔 시민사회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은 “KBS를 두고 북한방송이냐는 말도 나온다. KBS기자들의 공영방송 정상화투쟁을 끝까지 응원한다”고 밝혔다. 방송기자연합회 또한 성명을 내고 “KBS기자들의 제작거부를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날 출정식에 함께한 왕종명 MBC기자협회장은 “공영방송 경영진은 공영방송의 신뢰도를 지난 정권에 바쳤다. 죄값은 현장의 기자들이 물어야 했다. 기자들은 조롱거리가 됐다. 이인호-고대영 체제는 고영주-김장겸 체제와 마찬가지로 공영방송을 망가뜨렸다. 이제 이들 체제와의 단절에 나설 때”라며 연대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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