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보좌관 출신으로 임명 당시 낙하산 논란이 불거졌던 방송통신위원회 산하기관 시청자미디어재단 간부가 직원들에게 수차례 폭언·욕설을 해 직원들이 피해를 호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복수의 시청자미디어재단 관계자에 따르면 A부장(2급)의 업무상 문제 및 폭언·욕설에 따라 최근 징계위원회 회부가 결정됐으며 조만간 징계 논의를 시작하게 된다.

시청자미디어재단은 정부 차원에서 미디어 교육을 담당하기 위해 2015년 설립한 준정부기관이다. 박근혜 정부 국무총리 비서실장을 지낸 이석우 초대 이사장이 부임 직후 A부장을 채용했다. A부장은 18대, 19대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의원 보좌관을 지냈으며 미디어 교육분야 전문성이 있다고 보기 힘들었지만 2015년 시청자미디어재단 부장(2급)으로 임명돼 낙하산 논란이 불거졌다.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녹취파일에 따르면 A부장은 지난 4월 서류결재를 요청하는 직원과 통화에서 “왜 반려했냐고? 그래 이새끼야. 그 자리에 사무관 어떤 새끼가 있어 바꿔 이 X새끼야 와 이 X새끼들이” “내가 네 부장이야 이새끼야” “이새끼야! 대답해! 내가 결재머신이야?” 등 고성을 지르고 10회 이상 욕설을 했다. A 부장은 이후 또 다시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욕설을 했다.

앞서 2016년 10월경 녹취된 것으로 보이는 다른 녹취파일에는 “개새끼야? 야 X까는 소리마 그냥 제출해. 됐어 이새끼야. 뭐라고? X까는 소리하지마 이새끼야” 등 사무실에서 직원들에게 폭언욕설을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시청자미디어재단 관계자에 따르면 A부장은 직원 책상에 붙은 세월호 참사 추모 리본 스티커를 떼 쓰레기통에 버리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일에는 “표정(태도) 변화가 있을 경우 인사평가에 반영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 시청자미디어재단 로고.
▲ 시청자미디어재단 로고.

A부장의 강압적인 태도와 폭언욕설이 이어지자 적지 않은 시청자미디어재단 구성원들이 함께 업무를 하기 힘들다고 피해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은 고충처리위원회를 통해 문제제기를 했으나 이후에도 문제적 언행이 이어지자 시청자미디어재단측은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언론노조 시청자미디어재단지부는 “언어폭력은 정신적 학대다. 폭력의 가해자가 매일 한 사무실에서 일하는 상급자라면 피해자의 고통은 상상할 수조차 없을 것”이라며 A부장의 파면, 보직자 관리부실 사과 및 재발방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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