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욱 MBC법무실장이 24일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재욱 법무실장은 김재철-안광한-김장겸으로 이어지는 현 경영진의 부당노동행위와 불법행위의 중심에 있는 핵심인물이다. 

복수의 MBC관계자에 따르면 정재욱 실장과 함께 양아무개 MBC 법무노무부장 또한 최근 육아휴직을 이유로 보직에서 물러나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 공교롭게도 경영진의 법무-노무 책임자들의 보직 사퇴 시기가 맞물린 것. 이들의 연이은 행보는 현 경영진이 내부에서부터 급속도로 무너지고 있는 장면으로 비춰지고 있다.

▲ 서울 상암동 MBC사옥. ⓒ연합뉴스
▲ 서울 상암동 MBC사옥. ⓒ연합뉴스
정재욱 법무실장은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자를 근거 없이 해고했다는 일명 ‘백종문 녹취록’의 주요등장인물로, MBC를 비판하는 언론사를 상대로 무차별 소송을 지휘했던 인사다. 지난해 1월 폭로된 백종문 녹취록에 따르면 정재욱 법무실장은 “저희는 이번에 미디어오늘 상대로 (기사) 열 몇 개를 가지고 정정보도에 들어갔는데, 가만히 보니까 이게 구차한 거야. 정정보도 갖고 뭘 이렇게 개시하라 그러는 게. ‘야, 됐어. 민사소송이나 들어가자. 빨리.’ 소송 들어갈 거예요”라고 말한 바 있다. 미디어오늘은 MBC와의 소송에서 대부분 승소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관계자는 “정재욱 실장은 김재철 전 사장이 데려온 인물로 각종 불법적 행위를 담당했던 핵심 피의자로 아마 경영진에서 대체인물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 전했다. 이 관계자는 “수년간 자행된 MBC경영진의 각종 부당노동행위에 있어 실무를 담당했던 핵심 피의자의 보직사퇴를 두고 내부에서는 혹시 이 사람이 해외로 도피하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오늘은 정재욱 실장에게 사퇴배경을 묻고자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이런 가운데 양아무개 MBC 법무노무부장 또한 최근 3개월 육아휴직을 내며 보직에서 물러나 보직간부들의 연쇄 이탈 흐름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있다. 올해 초 MBC본부 노조는 보직간부들도 노조 가입을 할 수 있게 규약을 개정했다. MBC의 한 관계자는 “법무실장과 노무부장의 보직사퇴는 김장겸 체제가 무너지고 있는 상징적 장면”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