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가 22일(현지시간) 성명서를 발표해 “공동위원회의 특별회기에서 제기된 쟁점에 관한 논의를 향후 수주간 계속할 것”이라고 한국 정부를 압박했다.

22일 한미 양국의 수석대표인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를 비롯한 양측은 서울 롯데호텔 회의실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 개정 요청과 관련한 공동위원회 특별회기를 가진 바 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양측의 협의 이후 힌국 측의 선 조사 제안에 대해 미국 대표단이 “우리 제안에 대해서 다시 워싱턴에 돌아가서 검토한 이후 우리한테 통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이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은 채 “논의가 수주간 계속될 것”이라고 해, 한국측 제안을 사실상 거절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 미 무역대표부 라이트하이저 대표의 22일자 성명.
▲ 미 무역대표부 라이트하이저 대표의 22일자 성명.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성명을 통해 “한미 자유무역협정(KORUS)의 이행을 개선하고 미국 노동자와 농업 및 낙농업자, 기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협약을 개정 또는 수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불행히도 너무 많은 미국 노동자들이 이 협정의 혜택을 받지 못했다”며 “USTR은 오랫동안 한국정부에 미국 기업을 배제하거나 미국 지적재산권에 인위적으로 가격을 책정하는 부담스러운 규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요구해왔다. 이번 협상이 우리에게 이러한 장벽과 다른 장벽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한미FTA가 발효 된 이래 미국의 상품수출은 줄어든 반면 한국과의 무역 적자는 거의 3배나 증가했다”며 “미국 서비스 수출은 지난 4년 동안 거의 성장을 못 했다”고도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불균형을 다루겠다는 한국 측의 동의를 실제적 성과로 이끌어내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하며 이에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USTR 대표의 성명은 이번 특별회기가 단순한 ‘탐색전’이 아니라 한미FTA 개정을 포함해 다양한 실질적인 요구를 관철하는 테이블로 미국이 의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송기호 변호사는 민변 국제통상위원장은 “통상적으로, 양국의 발표가 차이가 있는 것은 이해되지만, 정부 발표대로 미국이 공동조사를 수용할지 여부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만 보이진 않는다”며 “한국 정부에서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한미FTA와 관련해 종래의 폐쇄적이고 비민주적인 방식을 온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송 변호사는 “한국 정부가 시민사회의 많은 문제제기에도 해마다 한미FTA를 통해 수출이 늘었다고 공식 보도자료로 홍보해왔다는 점에서 한국측의 공동조사 제안이 설득력을 잃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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