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새 사장 선임이 지연되는 가운데 강흥식 YTN 보도국장이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강 국장은 지난 21일 오전 “제 소임은 여기서 끝났다고 생각한다”며 “오늘 자리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했다. 이어 “사실 지난 5월 조준희 사장이 사퇴할 때 저도 곧바로 물러나려고 했다”며 “절 임명한 사장이 사퇴한 마당에 더 보도국장직을 수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보도국장 임면 동의제도가 새로 도입된 환경에서 그 취지에 맞는 새 보도국장이 나설 때라고 판단했다”며 개인적으로 편집부국장 2년 2개월, 보도국장 1년 4개월 업무에 몸과 마음이 지치기도 했다“고 밝혔다.

YTN 노사는 지난 4월 ‘보도국장 임면동의제’를 포함한 단체협약 개정안을 합의했다. ‘보도국장 임면동의제’는 YTN 사장이 보도국장을 내정하면 보도국 구성원들이 임명동의 투표를 해서 결정하고, 해임할 경우에도 해임동의 투표를 거치는 제도다.

YTN은 현재 새 사장 선출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새 사장이 들어오면 해당 제도를 통해 새 보도국장이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강 국장에게서 YTN 분위기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부분도 있다. 강 국장은 “일말의 책임감과 새 사장이 곧 선임될 것이라는 생각에 사퇴를 차일피일 미루다 다시금 마음을 다잡았다”며 “돌아보면 아쉽고 반성할 점이 많았고, 대부분은 제 능력 부족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제가 보도국장 업무를 하면서 한 말과 행동 때문에 섭섭하거나 상처받으신 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도 밝혔다.

강 국장의 갑작스러운 사의 표명과 관련, 현 경영진이 보도국장 공석을 채워선 안 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복직을 앞두고 있는 노종면 기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장 공백기가 길어지면서 보도국장 임명이 현재 (김호성) 상무 대행체제를 장기화하려는 꼼수로 악용될 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다”며 “상무는 보도국장 사의를 수용치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기자는 “새 사장이 없는데 새 보도국장을 선임하거나 대행체제를 만든다는 건 인사를 통해 조직을 장악하겠다는 선언이며 파국을 감수하겠다는 선전포고”라며 “상무는 인사를 않겠다고 공개 약속해야 하며 사장 선임 절차를 즉시 가동하고 본인 불출마를 천명해 오해를 불식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YTN 사장추천위원회는 사장직에 입후보한 노 기자를 서류심사에서 탈락시킨 뒤 면접대상자 4명에게 모두 ‘적격자 없음’ 판단을 내리는 등 논란을 거친 뒤 현재 운영상 허점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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