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가족들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가족들에게 “정부는 국회와 함께 세월호 참사의 진실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가족의 여한이 없도록 마지막 한 분을 찾아낼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했다.

16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생존자가족 등 207명과 만남 자리를 가졌다. 문 대통령은 “세월호를 늘 기억하고 있었고, 선체 수색이 많이 진행됐는데도 아직 다섯 분의 소식이 없어 정부도 애가 탄다”고 말했다.

이어 “그 원인이 무엇이든 정부는 참사를 막아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선체 침몰을 눈 앞에서 뻔히 지켜보면서도 선체 안의 승객을 단 한 명도 구조하지 못했을 정도로 대응에서도 무능하고 무책임했다. 정부의 당연한 책무인 진실규명마저 회피하고 가로막는 비정한 모습을 보였다”며 “정부를 대표해 머리 숙여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인양에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린 이유는 무엇인지, 국민들은 지금도 잘 알지 못한다”며 “세월호의 진실 규명을 위해서도 정부가 국회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 드린다”고 말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세월호 가족들과 만나 위로와 사과의 뜻을 전하고 진상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진=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세월호 가족들과 만나 위로와 사과의 뜻을 전하고 진상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면담 자리에서 세월호 유가족의 심리치료, 안산 분향소의 공원화 문제, 세월호 보전 문제 등 현안과 진상 규명까지 가족들의 요구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청와대 영빈관 내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에는 ‘304명 희생된 분들을 잊지 않는 것 국민을 책임지는 국가의 사명입니다’라는 글귀가 노란 리본 모양 문구가 떠있었다. 이날 만남 자리는 대체로 밝은 분위기로 진행된 가운데 일부 가족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문 대통령에게 액자와 약전, 보석함 등의 선물을 노란 보자기에 싸서 전달했다.

‘유민아빠’ 김영오씨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남 이후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청와대 가는 길에 입술을 많이 깨물었다”며 “그동안 남들 앞에서 눈물 흘리는 것까지 눈치를 봤다. 일단 불러서 이야기를 들어줬다는 것만으로도 아픈 사람들은 한이 풀린다. 들어준 것만으로도 위로를 받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영오씨는 “(청와대가) 쉽게 이렇게 들어갈 수 있는 곳이었구나 싶었다. 아무 것도 아닌 일인데 3년 간 그렇게 고생을 했고 목숨을 걸어가며 단식까지 했고, 경찰들이 막고 안 보내주는 이런 힘든 과정을 겪었다. 대통령이 (만남 자리에서) 연설할 때 참을 수 없이 눈물이 나고 3년 동안 응어리 진게 한순간 녹아내렸다”고 말했다.

정부 차원의 세월호 조사위원회 출범이 무산된 것에 대해 세월호 가족들은 수긍하면서도 제2기 특조위에 좀 더 강력한 권한을 모아달라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오씨는 “(문재인 대통령도) 더 강한 제2기 특조위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고, 그게 맞다. 정부 조사위와 제2기 특조위가 양쪽으로 나누어 (함께) 조사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냐“며 “(문재인 대통령이 강력한 제2기 특조위가 되도록) 협조하겠다는 얘기를 해서 가족들도 위로를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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