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뉴스룸’이 개편에 나섰다. 김필규 JTBC 기자가 오는 18일부터 JTBC ‘뉴스룸’ 금·토·일 앵커를 맡는다. 김 기자는 1년간의 미국 연수를 마치고 최근 귀국했다. 시청자에게 ‘팩트체크’ 코너로 익숙한 김 기자가 주말 ‘뉴스룸’을 책임지며 JTBC 주말 뉴스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뉴스룸’은 손석희 JTBC보도담당 사장이 없는 주말 편성에서 평일에 비해 낮은 시청률을 기록해왔다. 이번 인사는 인지도가 있으면서 신뢰감도 함께 줄 수 있는 김필규 기자를 전면에 내세우며 주말 ‘뉴스룸’에 대한 영향력을 올리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 김필규 JTBC 기자. ⓒJTBC
▲ 김필규 JTBC 기자. ⓒJTBC
JTBC는 11일 보도자료를 내고 앵커교체만큼 눈에 띄는 변화로 앵커시스템강화를 꼽았다. JTBC는 앵커시스템을 가리켜 “앵커에게 편집권 등을 대폭 이양해 뉴스 제작의 독립성을 키우는 체제”라고 명명했다. 자료에 따르면 손석희 사장은 이번 개편을 앞두고 “말하자면 뉴스 프로그램을 각각의 독립군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권한과 책임을 앵커를 비롯한 각각의 제작진에 넘겨서 우리 자신의 전체적인 체질을 강화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앵커시스템 강화는 결과적으로 JTBC의 ‘포스트 손석희’ 양성과정이 될 가능성이 있다.

손 사장은 “물론 보도담당 사장과 국장이 전체적인 책임을 지는 것은 변함이 없다. 하지만 자율성은 최대한 키우자는 것이고, JTBC보도국이 이젠 그 정도까지는 소화할 수 있는 단계에 왔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작업의 일환으로 주말 ‘뉴스룸’은 김필규 기자가 책임지게 됐다. 김 기자는 ‘팩트체크’ 코너를 346회 동안 진행하며 해당 코너를 JTBC의 킬러콘텐츠로 성장시켰으며, 보도국 내부에서 누구보다 ‘손석희 저널리즘’을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JTBC 보도국은 또한 이번 개편을 전후해 ‘리포트 혁신 연구팀’을 출범시켰다고 밝혔다. JTBC는 “기존의 틀에 박힌 리포트 형식에서 벗어나 JTBC만의 리포트 문법을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 그 목적”이라며 “손석희 보도사장이 평소 ‘우리는 지상파도 아니고 종편도 아니고 단지 JTBC여야 한다’고 주장해 온 것을 형식과 내용에서 모두 실현하겠다는 의지로 출범시킨 것”이라 밝혔다. 이를 통해 리포트 형식이 어떻게 변화될 지도 관심가는 대목이다.

▲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 ⓒJTBC
▲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 ⓒJTBC
JTBC는 이미 국내 방송사 메인뉴스 가운데 가장 뉴스시간이 길고, 사안에 분석적이며, 몇 가지 특정 이슈에 집중하는 모델로 이미 타사 메인뉴스와는 차별화되어 있다. 이 모델은 사건의 배경과 역사를 기사에 주요하게 반영하는 영국 BBC 메인뉴스 모델과 닮았다. BBC는 2001년 스톱워치 밸런스, 즉 기계적 중립이 진실을 왜곡할 수 있다며 이를 포기하고 대신 뉴스수용자의 기대를 감안한 긍정·부정 평가와 공격적인 인터뷰로 BBC만의 불편부당성을 유지하고 있다.

BBC는 뉴스에 등장하는 행위자별 사운드바이트 비중에서도 한국뉴스에 비해 시민의 비중이 높은 편인데, 향후 JTBC 리포트 또한 지금보다 시민 발언의 비중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자연스레 출입처 중심 보도는 더욱 지양할 수 있다. 이와 관련 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한 세미나 자리에서 “우리나라 보도는 출입처 중심이다. 시민의 관점이 투영 안 되는 건 자연스런 결과다. 권력자 발언을 전하는 게 표준화된 뉴스방식”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비춰보면 JTBC의 향후 리포트 혁신은 출입처에서 최대한 벗어나는 전략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BBC는 전문가 인용대신 기자가 스스로 해석하고 결론 내리는 경우가 많은데 JTBC 또한 기자들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이를 리포트에서 드러내는 방향을 지향할 가능성이 있다. 앞서 JTBC는 메인뉴스가 끝난 뒤 ‘소셜스토리’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기자들이 취재 뒷이야기 등을 다루며 뉴스수용자와의 친밀감을 높이고 있다. JTBC ‘뉴스룸’은 오는 9월 3주년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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