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11일 오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방통위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공영방송 개혁을 거듭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우원식 원내대표를 만나 “지금 공영방송은 객관적 지표가 보여주듯 상당히 나락으로 떨어져 있다”며 “이를 바로잡는 게 방통위원장인 나의 소임으로 생각하고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이 나에게 요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자유한국당 등 보수 야당이 문 대통령의 방통위원장 임명 강행을 ‘정권의 방송장악 의도’라며 반발한 것과 관련해 “방송을 정상화하겠다는 것은 특정 정치세력에 유리한 방송이 아니라 어떤 정치세력과 정권에도 흔들림 없이 제구실하는 방송을 만들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 동안 방송 장악을 위해서 낙하산 사장, 보도개입, 노조탄압 등 등 3대 해악이 일상화되면서 공영방송이 무너질 대로 무너졌다”며 “이 위원장의 임명 이유이기도 한 언론개혁, 그중에서도 공영방송 정상화는 민주주의 회복의 첫걸음이고 문재인 정부의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우 원내대표는 최근 MBC판 ‘블랙리스트’ 파문과 구성원들의 성명, 제작거부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매우 충격적이고 곪을 대로 곪아 터진 전 정권의 방송 장악 개악이 지금 이렇게 터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망가질 대로 망가진 공영방송의 처참한 현실을 이 위원장이 잘 파악해 조속한 시일 내에 공영방송 정상화 조치를 해주고 언론자유 확립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줄 것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이 위원장은 우 원내대표를 예방한 후 기자들과 만나 “MBC 사장과 이사회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의 임기는 법적으로 보장돼 있지만, 다른 한 측면에서 그것이 무조건 꼭 그렇게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공영방송 사장이 공적 책임과 공정성을 지키지 않았다면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정연주 전 KBS 사장의 소송에서 대법원이 ‘임명’은 ‘임면’(임명과 해임)을 포함한다고 했다”면서 “방통위가 (방문진) 이사장과 이사를 임명하는 것으로 돼 있어서 임면도 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사퇴를 포함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권한도 포함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진 추미애 대표와의 예방에서도 이 위원장은 “방송 정상화는 방송이 제 역할을 함으로써 국민 눈 밖에 벗어난 상태가 아닌 국민을 따듯이 안아주고 품어주는, 어떤 정권이나 정당에도 흔들리지 않는 방송을 만들어 내는 게 내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지난 광장에서 촛불을 든 많은 국민은 언론이 제 역할을 못했다고 지적했고, 문 대통령은 특히 MBC나 KBS 등 공영방송 문제를 구체적으로 지적했다”며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않으면 민주주의도 제대로 순기능 할 수 없기 때문에 공영방송을 바로세우는 데 어깨가 무거운 이 위원장에게 많은 기대를 하고 민주당도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와 면담도 예정돼 있다. 이 위원장은 지난 2일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예방한 바 있다. 한편 이 위원장 임명을 반대해 온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지도부에도 면담을 요청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한 상황이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