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동안 시청률을 비율로 나타낸 결과 지상파는 꾸준히 감소하는 반면 CJ E&M채널의 ‘급성장’이 눈에 띈다. 종편은 시청점유율 상승세가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방송통신위원회가 10일 오후 공개한 2016년 방송사업자 시청점유율 조사결과 비지상파 사업자 중 CJ E&M(10.98%)과 ‘TV조선_조선일보’ 합산 시청점유율(9.82%)이 SBS(8.66%)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시청점유율은 TV방송 시청시간, 일간신문 구독율을 비율로 환산해 규제마련 근거로 활용하는 것으로 일반적인 시청률과는 다른 개념이다.

앞서 SBS는 2014년 조사에서 처음으로 TV조선에 밀렸고, 2015년 조사에서는 CJ E&M에 밀렸으며 올해에는 이들 채널과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SBS는 지역채널 시청률을 합산할 수 없다는 점이 다른 지상파에 비해 불리하다고 볼 수 있지만 지상파 전반의 시청점유율이 감소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2013년 대비 KBS는 31.99%에서 27.58%로 MBC는 16.78%에서 14.98%로, SBS는 9.67%에서 8.66%로 줄어들었다.


▲ 2016년 주요방송사 시청점유율 산정 결과.
▲ 2016년 주요방송사 시청점유율 산정 결과.

종합편성채널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왔으나 2016년에는 전년대비 ‘JTBC+중앙일보’(7.27%→7.72%)의 시청점유율만 올랐다. 반면 ‘MBN+매일경제’(5.52%→5.47%), ‘TV조선+조선일보’(9.94%→9.82%), ‘채널A+동아일보’(6.68%→6.62%)의 시청점유율은 소폭 감소했다. 이는 신문 판매부수 감소 뿐 아니라 ‘시사토크’ 중심의 종편 시청률이 한계에 직면했을 가능성을 드러낸다.

종편의 높은 시청점유율이 모든 IPTV, 케이블 등 유료방송 플랫폼에 의무적으로 방송을 내보내는 ‘의무전송’과 10번대 황금채널 배정의 효과라는 점에서 ‘종편 특혜환수’가 강행될 경우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청문회 때 “자유시장 원칙에 따르면 종편을 의무전송채널로 하면 안 된다”면서 “위원장으로 취임하면 관련 법 개정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tvN, Mnet 등이 포함된 CJ E&M의 시청점유율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CJ E&M의 시청점유율은 2013년 8.88%에서 2015년 10.62%, 지난해에는 10.98%까지 올랐다.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CJ E&M에 대해 다른 방송에 준하는 ‘의무’를 부과해야 한다는 논의가 최근 시작됐다. 최명길 국민의당 의원은 지난 5월 보도 기능이 있는 사업자에만 설치하도록 하는 시청자위원회를 10% 이상 시청점유율을 기록한 사업자도 설치하도록 하고 시청자평가 프로그램(옴부즈맨) 편성을 강제하는 ‘방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지난해 국정감사 때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CJ E&M계열 채널이 방송법상 방송광고 위반으로 2011년부터 2016년 7월까지 받은 과태료 부과 건수가 102건으로 방송사업자 중 최대치라고 비판했다.


▲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장기적으로는 보도기능이 없는 방송사라 할지라도 CJ E&M처럼 영향력이 클 경우 소유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지난해 방송학회 학술대회에서 심영섭 한국외대 외래교수는 CJ E&M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보도기능이 있는 방송사에만 기업의 소유, 언론의 겸영 규제를 둔 점을 보도기능이 없는 방송사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일간신문 구독률을 시청점유율에 대입할 때는 신문, 방송 매체 간 영향력 차이를 감안해 매체교환율을 매년 산정해 적용한다. 2016년 TV 대비 신문 매체교환율은 1:0.41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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