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영화 ‘공범자들’을 통해 우리 언론의 현실이 참담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꼈다”고 밝혔다.

이효성 위원장은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공범자들’ 시사회가 끝난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영화 ‘공범자들’은 MBC 해직언론인인 최승호 뉴스타파 PD의 작품으로 이명박 정부 때부터 벌어진 KBS, MBC 등 공영방송의 낙하산 사장 선임, 부당징계, 친정부적 보도 등 방송장악 문제를 다뤘다.

이 위원장은 “방송의 정상화를 위해 그동안 공영방송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사태의 전말을 잘 알아야 해 영화를 보게 됐다”면서 “(영화가) 논란이 있을 수 있겠지만 언론계의 현실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국민들이 이 영화를 보고 현실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이효성 방통위원장이 9일 오후 '공범자들' 시사회가 끝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이효성 방통위원장이 9일 오후 '공범자들' 시사회가 끝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전 이용마 기자의 멋진 모습에 이어 암에 걸린 처참한 모습을 보니 안타까웠다”면서 “빨리 복직이 돼 현직으로 돌아가 좋은 모습으로 일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용마 기자는 2012년 ‘공정방송을 위한 파업’ 이후 MBC에서 해고됐으며 현재 암투병 중이다.

이효성 위원장은 연일 ‘공영방송 정상화’와 관련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일 취임사를 통해 공영방송 정상화를 주요 과제로 강조했다. 이후 암투병 중인 이용마 MBC해직기자 병문안을 통해 해직언론인들과 만난 데 이어 제작거부에 돌입한 MBC 시사제작국 PD들을 만나기도 했다. 

영화 시작 전 최승호 뉴스타파PD(MBC 해직언론인)는 “여전히 공영방송은 겨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영방송이 지금까지 공정했는데 최근의 움직임이 ‘공영방송 장악’이라고 보는 분들이 있다. 이 영화는 9년 동안 공영방송이 처한 현실을 가감 없이 다뤘다. 영화를 보시고 공영방송을 이대로 놔두셔도 될지 잘 판단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성재호 언론노조 KBS본부장은 “‘공영방송이 꼭 필요하냐’는 이야기 들을 때가 가장 힘들다”면서 “영화를 계기로 공영방송 내부에서 지난 9년 동안 열심히 싸워왔다는 점을 함께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 영화 '공범자들' 포스터.
▲ 영화 '공범자들' 포스터.


김민식 MBC PD는 “드라마 PD지만 지난 5년 동안 내 이름으로 드라마 연출을 못했다. 김장겸 사장의 배려 덕에 5년 동안 잘 쉬었다. 나는 은혜를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 사장님께도 휴식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PD는 최근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김장겸은 물러가라’ 구호를 외쳤다는 이유로 대기발령 조치됐다. 김 PD는 “짧은 시간 동안 페이스북 라이브를 하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못했는데, 이 영화를 통해 다 설명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사회에는 신경민, 이재정, 표창원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참석하기도 했다. 표창원 의원은 “MBC와 KBS 안에서 얼마나 많은 분이 노력하며 투쟁했는지 정확히는 모르고 있었다”면서 “(영화를 통해) 많은 분들이 내부의 싸움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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