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4일 이용마 MBC 해직기자를 만난데 대해 언론시민단체가 방통위 변화의 시작이길 바란다며 환영했다.

이 위원장은 경기도 성남에 있는 이 기자 자택을 찾아 “공영방송 정상화 문제가 중대하기에 시급히 바로잡아야 한다”며 방송개혁 의지를 전했고, 이 기자는 “법과 제도에 따라서 모든 일이 이뤄져야하지만 너무 늦지 않은 시점에 정상화가 되도록 해달라”며 “공영방송 지배구조 문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부탁한 사실을 한겨레는 전했다.

이 기자는 2012년 김재철 사장 퇴진과 공정방송 파업투쟁을 벌이다 해직돼 아직 현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그 기간 복막암이라는 병을 얻어 투병 중이다.

이날 언론개혁시민연대(언론연대)는 논평을 통해 “이 위원장이 첫 행보로 해직된 이용마 기자를 만난 것은 과거 방통위원장이 임명 후 업계 사업자 간담회 등을 시작으로 업무에 돌입한 것과 다르다는 점에서 주목된다”며 “청문회 및 취임사에서 밝혔던 ‘공영방송 정상화’ 의지를 다시 보여준 것”이라고 봤다.

▲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사진=이치열 기자
▲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사진=이치열 기자

이 자리에는 최승호 MBC 해직PD, 박성제·박성호 MBC 해직기자, YTN에서 해직됐다가 복직한 노종면·현덕수 기자,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 성재호 KBS본부장, 김연국 MBC본부장 등도 참석했다고 알려졌다. 이에 언론연대는 “해직언론인의 복직과 명예회복 뿐 아니라 현 KBS·MBC의 엄중한 상황 또한 챙기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언론연대는 “이제 ‘공영방송 정상화’ 의제를 어떻게 시행할 것인지 고민할 차례”라며 “법·제도 틀 안에서 할 수 있는 첫 번째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지상파 재허가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불공정·편파방송, MBC뉴스 계속 봐야하느냐’는 시청자들 물음에 방통위가 답해야한다는 것이다.

언론연대는 “MBC에 대한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에도 주목할 부분이 있다”며 “그동안 법원은 언론인들의 노동조건에 ‘공정방송’이 포함된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고 설명한 뒤 “이를 근거로 방통위가 노동부에 적극적인 의견을 표출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물론, 방송문화진흥회와 KBS이사회 등에 대한 감독권한도 잊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방통위가 달라지길 바라는 메시지도 담았다. 언론연대는 “4기 방통위가 시작됐는데 다양한 의제를 두고 결정을 할 때 그 중심에 방송과 통신의 실질적 주인인 시청자·이용자가 있어야 한다는 게 우리의 확고한 입장”이라며 “이용마 기자가 ‘MBC 사장도 국민이 뽑자’는 촛불집회 당시 발언 또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제 ‘언론장악의 중심’이라는 오명과 결별해야 한다”며 “시민들의 지지와 격려를 받는 기관으로 재탄생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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