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오후 3시 경 당 대표 출마 관련 입장을 밝힐 예정인 가운데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반발의 목소리가 더욱 거세지는 모양새다.

국민의당 소속 김종회·박주현·박준영·유성엽·이상돈·이찬열·장병완·장정숙·정인화·조배숙·주승용·황주홍 의원 등 12인은 3일 오후 “안 전 대표의 당 대표 출마에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해당 성명에서 의원들은 “안 전 대표의 지금 출마는 정당정치에 있어 책임의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며 “이번 전당대회에서 우리는 대선 패배와 증거조작 사건으로부터 자유로운 지도부를 세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어 “대선 패배, 증거조작에 직간접 관계가 있는 분들은 책임지고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이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사람에게 당의 일신(一新)을 맡기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사진=민중의소리
▲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사진=민중의소리
특히 이들 의원들은 “안 전 대표가 국민 앞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반성과 자숙의 시간을 보내겠다고 고개를 숙인 것이 불과 보름 전이었다”며 “그 보름 동안 달라진 것은 증거 조작 사건에 대선 지도부가 연루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지만, 그것으로 대선 패배의 책임이 덮어지고 정치에 복귀하는 명분이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짚었다. “국민들은 우리 당이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다 하기 바라고 있다. 희생은 지도자의 숙명”이라고도 덧붙였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일부터 본격적으로 당 대표 출마를 고심하며 당 관계자들로부터 의견을 듣기도 했다. 지역위원장들을 중심으로 안 전 대표의 출마 요구가 있은 이후 안 전 대표의 고심은 깊어진 것으로 보이지만, 박지원 전 대표 등 정작 국민의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출마를 미뤄줄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는 모습이다.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도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대선 패배도 했고 이유미 사건으로 사과한 것도 있는데 한동안 침잠하고 자기 연마시간을 가져야 하지 않겠나. 당이 아무리 어렵고 자기도 답답하다고 하더라도 밑에 잠겨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출마하지 말라고 메시지를 보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 당 대표 출마하시더라도 나는 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3시에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지만 이날 기자회견이 당 대표 출마 선언인지의 여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는 전언이다. 한 당 관계자는 “어떤 내용의 기자회견인지 모르겠다. 불출마 선언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