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영 KBS 사장이 1일자로 실·국장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최순실 게이트 당시 KBS 보도 책임자였던 정지환 통합뉴스룸 국장이 KBS 대전방송총국장으로 자리를 옮겨 내부에선 비판이 나온다.

KBS 기자들은 ‘KBS 보도 참사’를 주도한 정 국장이 이번 인사를 통해 ‘영전’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 국장 자리는 김환주 통합뉴스룸 국장 직무대리가 맡게 된다.

정 국장은 KBS 기자들 사이에서 ‘최순실 게이트 보도 참사’를 이끈 인물로 평가받는다.

K스포츠재단 이사장이 최순실이었다는 한겨레 단독 보도가 있던 지난해 9월20일, 정 국장은 이날 오후 보도국 편집회의에서 비선실세 최순실 취재가 필요하다는 이영섭 전 KBS 기자협회장의 문제 제기에 “최순실이 대통령 측근이야? 알려져 있다는데 어떻게 측근이라고 장담할 수 있느냐”고 되물었고 “그러니까 한겨레 기사를 받으라는 얘기냐? 받으라는 거지?”라고 말했다. 취재와 보도가 필요하다는 평기자들의 요구를 묵살한 것이다.

정 국장은 지난해 총선 직전 KBS 보도국 간부들의 사조직인 ‘KBS기자협회 정상화를 위한 모임’(이하 정상화모임)을 주도·결성했다. 이 조직은 당시 KBS의 정부·여당 편향 보도를 지적했던 KBS 기자협회와 언론 시민단체, 언론노조 KBS본부 등을 비난하는 데 총력을 펼쳤다.

▲ 정지환 전 KBS 통합뉴스룸 국장. 사진=KBS
▲ 정지환 전 KBS 통합뉴스룸 국장. 사진=KBS
그해 8년차 기자였던 정연욱 KBS 기자가 기자협회보 기고를 통해 정상화모임을 비판한 뒤 제주방송총국으로 부당 전보되자 정 국장을 포함한 KBS 보도본부 국·부장단은 성명을 통해 “KBS인으로서 KBS를 팔아 이름값을 올렸으면 당당하게 뒷감당도 하는 게 당연한 자세가 아니냐”고 밝혀 파문을 일으켰다. 보복 인사임을 자인한 성명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정수영 언론노조 KBS본부 공정방송추진위원회 간사는 1일 “박근혜 최순실 보도 참사 주역을 지역총국장으로 영전시킨 것은 고대영 KBS 사장이 왜 하루라도 빨리 물러나야 할 언론 적폐 세력인지 스스로 증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KBS 기자협회 소속의 한 기자도 “정 국장 시절 KBS 보도 공정성은 끝없이 추락했다”며 “책임을 물어야 할 판인데 도리어 영전에 가까운 인사가 났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기자는 “지난달 28일 임명된 홍기섭 보도본부장이나 김환주 직무대리도 모두 정상화모임 소속”이라며 “이들은 고위 간부로서 KBS 기자 사회에 큰 상처를 남겼다. 이런 인사를 보면 고 사장이 퇴진해야 할 이유가 더 명확해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미디어오늘은 1일 정지환 국장의 입장을 듣고자 했으나 정 국장은 연락을 받지 않았다. 

[인사]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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