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과 중앙일보•JTBC에 대한 ‘막말’에 대해 사과한 것을 두고 SBS 노동조합이 사측을 비판하고 나섰다. SBS 사측도 홍 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본부장 윤창현, SBS본부)는 지난 26일 발표한 성명에서 “SBS엔 더 이상 실추되고 훼손될 만한 명예가 없나”라며 “SBS 구성원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자존심을 짓밟은 이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게 그렇게 두려운가”라고 사측을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였던 홍 대표는 대선기간인 지난 5월3일 부산 유세에서 “SBS는 내가 모래세계 드라마를 만들어서 키운 방송”이라며 “안 그래도 시청률이 낮으니 (SBS 뉴스는) 보지말고 지방뉴스만 보라”고 말했다. SBS의 세월호 관련 오보 인정 직후다.

▲ 19대 대선 당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였던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5월1일 오후 대전시 서대전역 인근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연합뉴스
▲ 19대 대선 당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였던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5월1일 오후 대전시 서대전역 인근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연합뉴스
당시 SBS는 ‘차기 정권과 거래? 인양 지연 의혹 조사’ 리포트에서 해양수산부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측 눈치를 보며 세월호 인양에 속도조절을 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사실관계 논란이 일자 SBS는 오보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기사도 삭제했다. 

홍 후보는 5월4일 충주체육관 광장 유세에서도 “SBS가 진짜 뉴스를 내보냈다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측에서 항의하니까 스스로 가짜뉴스라며 기사를 내리고 사과했다”며 “SBS 사장과 보도본부장 목을 다 잘라야 한다”고 ‘막말’을 했다. 

이에 대해 SBS본부는 성명에서 “노조는 5월4일 당시 적반하장 격으로 SBS를 항의방문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규탄하며 직접 행동에 나서 SBS에서 몰아내기도 했다”며 “하지만 SBS 사측은 철저히 침묵으로 일관했고 홍 후보 ‘막말’에 대한 기사도 SBS에 없었다”고 밝혔다. 

SBS본부는 “물론 홍 대표를 고발하는 일도 없었다”며 “자연히 석 달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 홍 대표의 사과도 없었다”고 SBS 사측을 비판했다. 반면 중앙미디어네크워크의 경우 지면을 통해 홍 대표의 발언철회와 사과를 요구했고 법적 대응까지 나서 홍 후보의 사과를 끌어냈다. 

SBS본부는 “사측이 방송 언론의 공적 책무과 상관없는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좌우가리지 않고 정치권력을 향해 머리를 조아리고 언론인들을 로비스트로 내몰아왔던 구태를 또렷하게 기억한다”며 “특히 지난 9년 자유한국당 세력은 주요 로비대상이었다”고 주장했다. 

SBS본부는 “이런 과거의 부적절한 행태가 ‘막말 제조기’ 정치인의 어처구니 없는 발언에도 사과 한 마디 요구하지 못할 정도로 SBS의 위상을 추락시킨 것은 아닌가”라며 “사측은 소극적인 대응으로 짓밟힌 SBS 구성원들의 자존심과 명예를 더 이상 방치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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