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언론학 교수의 ‘김장겸은 물러나라’, ‘고대영은 물러나라’, ‘이인호는 물러나라’라는 말로 꽉 채운 신문칼럼이 화제가 됐다. 예능 분야에 이를 적용한다면 ‘아이돌학교는 폐지하라’를 가득 쓴 칼럼이 나와야 할 것같다. 아직 그런 칼럼이 없으니 소심한 기자는 한 문단만 시도해보겠다.
Mnet과 tvN은 ‘아이돌학교’를 폐지하라. ‘아이돌학교’를 폐지하라. ‘아이돌학교’를 폐지하라. ‘아이돌학교’를 폐지하라. ‘아이돌학교’를 폐지하라. ‘아이돌학교’를 폐지하라. ‘아이돌학교’를 폐지하라. ‘아이돌학교’를 폐지하라. ‘아이돌학교’를 폐지하라. ‘아이돌학교’를 폐지하라. ‘아이돌학교’를 폐지하라.
‘아이돌학교’의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여성에 대한 비하와 편견, ‘학교’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황당한 사회관습을 확대시킨다는 점이다.
우선 여성 비하와 관련해서는 수없이 많은 언론에서 지적했듯 ‘아이돌 학교’는 아이돌-더 나아가 여성 아이돌의 평가 잣대를 ‘예쁨’으로만 좁힌다. 교가는 ‘예쁘니까’고, 잠을 잘 때 마지막 인사로 ‘내일 더 예쁘게’라고 말한다. 대놓고 예쁘기만 하라고 세뇌한다.
그만큼 노골적인 성적대상화가 이뤄진다. 일본의 포르노를 연상시키는 ‘부르마’를 입히고 물을 뿌리고 ‘투명의자’ 자세로 오래 버티기를 시킨다. 이런 옷을 입고 왜 이런 포즈를 취하게 할까. 제작진이 여성 아이돌을 ‘눈요깃감’으로 여기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를 ‘무대에서의 위기 대처상황을 보기 위한 것’이라고 포장하는 모습은 기만적이다. 아이돌의 본분은 “예뻐야”한다고 강조하고 ‘웃는 모습’을 강요했던, 결국 비난을 받고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막을 내린 KBS ‘본분금메달’ 만큼 문제가 많다.
여성에 대한 편견과 여성을 ‘눈요기’ 거리로 보는 시선에 더해 ‘아이돌학교’가 차용하고 있는 ‘학교’라는 포맷도 문제다. 만약 이러한 ‘학교’가 실재한다면 신문의 1면 혹은 사회면에 크게 나고, 폐교운동이 벌어졌을 것이다.
‘아이돌학교’는 방송 2주차에 “4주차 방송에서 성적이 낮은 8명을 퇴소시키겠다”고 밝혔다. 도대체 어떤 학교가 성적이 낮은 학생들을 퇴학시키나. 이러한 포맷은 ‘실력이 완성되지 않은 친구들이 성장을 통해 완성되는 스토리는 학교가 잘 어울린다’고 밝힌 제작의도와도 상반되는 일이다.
꼴지 학생은 ‘꼴찌를 한 소감’을 읊어야 한다. 만약 한 학교가 아이들의 순위를 매기고, 꼴찌를 불러내 모두 앞에서 소감을 말하라고 했다고 상상해보면 이게 얼마나 황당한 일인지 알 수 있다.
‘아이돌 학교’의 시청률은 첫화 2.3%(닐슨 코리아, 엠넷과 tvN합산 수치), 두 번째 화 1.2%, 세 번째화 0.8%다. 이 정도면 “욕하면서 본다” 수준도 못되는 셈이 아닐까.
일부 언론은 ‘아이돌학교’를 두고 ‘프로듀스 101’과 차이점이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적어도 ‘프로듀스 101’은 ‘학교’라는 포맷을 가지고 장난(?)을 치지는 않았다. 교장이랍시고 잠깐 등장해 ‘아무말’ 수준의 훈계를 늘어놓지도 않았다.
‘프로듀스 101’ 역시 많은 문제가 지적됐지만 적나라하게 ‘서바이벌’임을 밝혔다. 하지만 ‘아이돌학교’는 사회에서 윤리적 성장의 토대로 기능하는 ‘학교’라는 공간을 이용해 성상품화와 가혹한 서바이벌을 시도한다. 기만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다시 한 번 외치고 싶다. Mnet과 tvN은 ‘아이돌학교’를 폐지하라.